박찬구 회장 또 다른 시련···경영정상화 '빨간불'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계열분리에 박차를 가하던 금호석유화학이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큰 난항에 빠졌다. 검찰 압수수색이라는 암초에 부닥치면서 작년 3월 경영복귀와 함께 경영정상화에만 주력하던 박찬구 회장의 리더십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워크아웃이 진행중인 금호아시아나그룹내 계열사와 분리를 신청하며 독자행보 구축에 나선 금호석유화학 측은 12일 '검찰 압수수색'이라는 최대 복병을 만나면서 방향타를 잃은 모습이다. 채권단 관리하에 경영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이 '엎친데 덮친격'으로 검찰 압수수색까지 당하자 회사 측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특히 검찰의 수사가 금호석유화학 측이 수십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한 혐의에 초점을 두고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 갓 독자경영체제를 구축한 입장에서 경영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대내외 신뢰도·이미지 실추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했다.
이에 따라 박찬구 회장의 리더십이 또 한번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지난 2009년 금호가의 '형제의 난' 이후 지난해 경영일선에 복귀한 박 회장에게 또 다른 시련이 닥친 것이다.
금호석유화학 측도 검찰의 갑작스런 압수수색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회사 관계자는 "정확한 압수수색 경위를 파악중이며 아직 대표이사 선까지 혐의가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당시 박 회장의 복귀로 형제간의 갈등이 해소된 것처럼 보였지만, 이는 일시적인 봉합일 뿐"이라며 "최근 금호석유화학이 독자행보를 보이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갈등을 빚는 등 형제간의 갈등이 다시 점화되는 형국이었는데 검찰 압수수색까지 닥쳤다"고 말했다.
박찬구 회장은 최근 금호석유화학 자사주 3740주를 추가로 취득, 꾸준히 지분을 늘리며 경영권 확보에 나섰는데, 일각에서는 이 같은 행보가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진 이유중 하나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찬구 회장의 핵심측근은 "근거 없는 모함과 투서로 검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면서 "당혹스럽다. 앞으로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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