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계열사 분리신청···화학전문그룹 굳히기 나서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홀로서기'를 위한 마지막 '칼'을 빼들었다. 워크아웃이 진행중인 금호아시아나그룹내 계열사와 결별을 통해 독자행보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이로써 2009년 시작된 금호그룹 '형제의 난'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됐다.
나아가 다음주 열리는 국제적 행사를 앞둔 그는 이번 행사를 통해 독자적인 화학전문 그룹으로 금호석화를 확실하게 알리기 위한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8일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워크아웃 중인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을 계열에서 탈퇴시켜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며 “이를 통해 공식적으로 경영분리를 명확히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퍼질 것을 우려한 조치라는 설명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채권단으로 넘어간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을 떼어내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선을 명확히 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현재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이 최대주주로, 워크아웃 돌입 이전 최대 주주였던 금호석유화학의 금호타이어 지분은 0.72%, 금호산업 지분은 2.92%에 불과하다.
이에 공정위는 빠르면 30일 이내에 늦어도 90일 이내에 계열분리에 대해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즉 상반기내에 박찬구 회장의 공식적인 홀로서기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바라보고 있다.
아울러 박찬구 회장은 최근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취득하면서 경영권 확보에 대한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그 결과 박찬구 회장은 보유 지분을 6.86%로 늘었으며, 박삼구 회장은 5.30%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박찬구 회장께서는 앞으로도 꾸준히 보유 지분을 늘려간다는 계획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폭풍전야'에 박찬구 회장은 사흘 앞으로 다가온 세계합성고무생산자협회 총회 준비에 매진하고 있는 중이다.
협회장인 그는 일주일간 이어지는 총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야하는 역할 때문에 철저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총회를 통해 대외적으로 독자적인 화학전문 그룹을 선언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총회에는 시노펙, 굿이어, 랑세스 등 글로벌 생산업체들이 참여할 예정이며, 올해 주요 이슈는 바로 아시아 시장이다.
합성고무의 대부분은 자동차 타이어의 재료로 공급되는데 중국과 인도 등을 중심으로 최근 수요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합성고무 생산량 1위 기업인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중국 수출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매출액 3조8863억원, 영업이익 36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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