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함으로 승부하는 오거스타내셔널과 '찰떡궁합', 하이페이드 샷으로 내년에 재도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탱크' 최경주(41ㆍSK텔레콤)는 유독 마스터스에 강하다.
2002년 컴팩클래식에서 한국인 최초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우승을 일궈낸 뒤 가장 먼저 타깃으로 정했던 메이저대회도 바로 '꿈의 메이저' 마스터스였다. 최경주는 당시 "마스터스는 정교함으로 승부하는 대회"라면서 "퍼팅감만 따라준다면 4대 메이저 가운데 가장 우승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경주가 마스터스에 꽂힌 까닭은 일단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과 '찰떡궁합'이라는 점이다. 오거스타는 전장이 길지 않은 대신 울창한 숲을 피해 정확하게 페어웨이에 안착하는 티 샷이 절대적이다. 아이언 샷 역시 유리판 그린을 감안해 볼을 곧바로 세울 수 있는 하이 페이드 샷이 유리하다. 모두 최경주가 좋아하는 샷들이다.
최경주는 "US오픈이나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 등 다른 메이저대회는 상대적으로 깊은 러프가 조성돼 동양인의 체형 특성상 그린을 향해 곧바로 볼을 보내는 파워를 내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마스터스는 이에 비해 처음부터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에 따라 우승 경쟁을 펼쳐 오히려 편안하다"고 설명했다.
최경주는 실제 2003년 첫 출전해서 공동 15위에 올랐고, 2004년에는 필 미켈슨(미국)과 우승 경쟁을 펼치다가 단독 3위를 차지해 '기대치'를 한껏 부풀렸다. 지난해에도 타이거 우즈(미국)와 4라운드 내내 동반플레이를 펼치면서도 공동 4위에 올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우즈가 '섹스스캔들'로 사면초가에 빠져 '휴업'을 선언했다가 다시 투어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올해 대회는 1라운드부터 줄곧 선두권을 질주해 국내 팬들의 애를 태웠다. 최경주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ㆍ7435야드)에서 끝난 최종 4라운드를 공동 8위로 마친 뒤 "(프로골퍼로서) 마지막 목표는 마스터스 우승과 통산 10승"이라며 '그린재킷'에 대한 열망을 다시 한 번 확연하게 보여줬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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