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최종일 이븐파 '제자리걸음', 슈워젤 6언더파 몰아치며 '그린재킷' 이변 연출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막판 스퍼트가 못내 아쉬웠다.
'탱크' 최경주(41ㆍSK텔레콤ㆍ사진)가 4라운드 내내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쳐 국내 팬들의 시선이 집중됐던 '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 최경주는 그러나 이븐파에 그쳐 공동 8위(8언더파 280타)에서 입맛을 다셨다. '유럽의 기수' 찰 슈워젤(남아공)이 6언더파의 뒷심을 앞세워 '그린재킷'을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최경주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ㆍ7435야드)에서 끝난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꿨다. 전반 2타를 줄이며 선전했지만 후반 퍼팅이 흔들리면서 스코어를 고스란히 까먹어 순위가 점점 하락했다. 최경주 역시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퍼팅이 말을 듣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슈워젤은 4번홀(파4) 이글에 버디 5개(보기 1개)를 곁들이며 이날만 6언더파,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완성했다. 15번홀부터 막판 4개 홀 연속버디는 특히 추격자들의 의지를 꺾는 동력이 됐다. 불과 27세지만 이미 유러피언(EPGA)투어에서 통산 6승을 수확한 '유럽의 간판스타'다. 미국 무대 첫 우승을 메이저, 그것도 마스터스로 화려하게 장식해 확실하게 '월드스타'로 떠올랐다.
4타 차 선두로 출발했던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반면 메이저 첫 우승이라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무려 8오버파를 치는 난조로 공동 15위(4언더파 284타)로 곤두박질했다. 매킬로이는 후반에는 보기 2개와 더블보기, 트리플보기까지 쏟아내는 등 아예 공황상태에 빠졌다. 역대 마스터스에서 4타 차 이상 선두가 역전패를 당한 것은 이번이 네번째다.
아담 스콧과 제이슨 데이(이상 호주) 등 '호주군단'이 공동 2위(12언더파 276타)를 차지했고, '무관의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공동 4위(10언더파 278타)에 올라 저력을 과시했다. 우즈는 전반 9개 홀에서만 5타를 줄이며 맹렬한 기세로 선두권으로 치솟았지만 15번홀(파5)에서 1.2m짜리 짧은 이글 퍼트를 놓치는 등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한국군단'은 양용은(39)이 공동 20위(3언더파 285타)에서 대회를 마쳤다. 양용은은 "부담이 컸는지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면서 "1주일간 휴식을 취한 뒤 중국에서 열리는 볼보차이나대회에 출전하겠다"고 했다. 마스터스에 처녀출전한 일본의 상금왕 김경태(25)는 공동 44위(3오버파 291타)에 그쳤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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