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7일 부친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맨주먹과 아이디어, 의욕 등을 무기로 거대기업을 일군 신화를 설명하면서 졸업 후 진로문제로 고민 중인 대학생들에게 창업을 권유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강원도 춘천 강원대에서 열린 '우리의 꿈, 그리고 희망'이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아버님은 초등학교밖에 졸업 못하셨기에 대학 공사장에서 막노동하시며 가장 부러워한 게 여러분 대학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제가 이렇게 창업을 권하면 여러분들은 대체 어떻게 창업하란 것인지 의문을 가질 것"이라며 부친의 일대기를 상세하게 소개하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아버님은 강원도 산골마을에서 태어나 정규교육이라고는 옛날식 서당에서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등 한문 교육 3년, 일제가 세운 초등학교 3년 등 6년이 전부"라며 "열심히 농사일을 하다가 16살쯤 할아버지의 소 판 돈을 훔쳐서 서울에 왔고 고려대 공사장에서 노동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막노동꾼으로 전전하다 쌀집 배달원으로 취직, 배달의 달인을 거쳐 2년만에 주인으로부터 가게를 물려받았다"며 "이후 사채를 얻어 '아도서비스'라는 자동차 수리공장을 열었는데 큰 불이 나서 공장이 잿더미가 돼 순식간에 빚더미에 올라서게 됐다. 사채업자에 사정해 다시 돈을 비렸는데 그 당시 그 신용대출업자가 없었으면 지금의 현대자동차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창업에서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조선업 진출 때 부친이 보여준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그는 "아버님께서 큰 배를 만드는 조선업을 하고자 할 때 돈도 기술도 경험도 그리고 배를 짓는 조선소도 없었다"며 "있는 것은 그저 맨주먹과 아이디어, 의욕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친이 영국의 버클레이즈 은행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사업계획서를 보여주고 면담을 성공적으로 이끈 사실을 언급하며 "짧은 만남이지만 초면에 영국 버클레이즈 은행 총재와 우리 아버님이 서로 상대편의 능력을 인정하는 만남이 있었기에 오늘의 현대중공업이 탄생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아버님이 이 자리에 계셨다면 가장 부러워할 사람인 여러분 대학생들. 나도 마찬가지"라며 "지금의 경제여건을 생각하면 취업도 쉽지 않고 창업은 더욱 어렵다. 그러나 창업이야말로 여러분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100% 실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창업에 필요한 요소로 자본, 경험, 아이디어, 경제적 여건들을 제시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열망과 꿈"이라며 "저희 아버지는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못했고 그 당시의 사회여건도 지금보다 결코 낫지 않았다. 가능성만 따지면 여러분들이 훨씬 낫다. 좋은 아이디어와 계획을 갖고 있는 분은 저와 동업을 할 수도 있으니 연락해달라"고 격려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