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7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10/2011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웨인 루니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첼시를 1-0으로 꺾었다.
'산소탱크' 박지성도 이날 경기에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 후반 종료 직전 크리스 스몰링과 교체될 때까지 약 94분여 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첼시전에서 박지성이 남긴 기록은 그가 승리에 어떤 공헌을 했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슈팅 2
아쉽게 공격포인트를 올리진 못했다. 수비적인 역할에 무게중심을 둔 탓이었다. 두 차례 슈팅이 모두 상대 선수에 막혀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경기 흐름에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온 장면이었다.
특히 전반 15분 슈팅은 맨유의 이날 경기 첫 슈팅이자 분위기를 가져오는 시발점이 됐다. 라이언 긱스가 올린 왼쪽 코너킥이 수비 맞고 흐르자 이를 아크 부근에서 잡아 그대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비록 수비에 가담했던 디디에 드록바의 몸에 맞고 살짝 굴절돼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후 주도권을 잡은 맨유는 9분 뒤 루니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패스성공률 82%
총 33개의 패스를 시도해 그 중 27개를 정확하게 연결시켰다. 맨유 팀 평균 패스성공률 73%보다 9% 높은 82%의 패스성공률을 보였다. 20개 이상의 패스를 시도한 선수 중 마이클 캐릭에 이어 팀 내에서 2번째로 높은 수치였다. 그만큼 중원에서 믿음직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 셈이다.
활동거리 10.79km
팀 내에서 캐릭(11.31km), 긱스(10.99km), 루니(10.94km)에 이어 4번째로 많은 활동량이었다. 경기 초반에는 4-4-2 포메이션의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뛰었고, 후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들어오면서 4-2-3-1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를 보기도 했다. 폭넓은 활동량은 상대에게 역습 기회를 좀처럼 허용하지 않았다.
피파울 3개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으로 움직이는 박지성은 첼시에겐 눈엣가시나 다름없었다. 그는 이날 경기서 공격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와 더불어 가장 많은 3개의 파울을 유도해냈다.
챔스 원정, 박지성이 뜨면 맨유가 이긴다
박지성의 가치는 통산 성적에서도 드러난다. 2005년 입단 후 맨유의 16강 이상 챔피언스리그 원정 승률은 박지성의 출장 여부에 따라 분명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날 경기를 포함, 박지성이 출전한 경기에서 맨유는 4승 2무 1패 10득점 5실점을 기록했다. 박지성이 결장했을 땐 2승 2무 2패 4득점 6실점에 그쳤다.
본선 32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9월 발렌시아(스페인) 조별리그 원정경기에서 박지성은 특유의 성실한 수비가담으로 1-0 승리를 이끌었다. 덕분에 맨유는 2002년 이후 9년간 시달려온 스페인 원정 무승·무득점 징크스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평점 7점
박지성은 이날 경기후 영국 '스카이스포츠'로부터 평점 7점을 받았다. '골닷컴 인터내셔널' 역시 그에 대해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큰 경기에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결코 실망시킨 적이 없다"며 평점 7점을 부여했다. 더불어 "왕성한 활동량과 정교한 패스는 원정에서 견고한 플레이를 펼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퍼거슨 감독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첼시를 상대로 중원대결에서 영리하게 대처해야 했다"며 "그런 이유에서 박지성을 투입한 것"이라고 그의 출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박지성은 전술적으로 환상적인 선수다. 그는 우리 팀의 전략을 이해하고 있고, 역습에 대한 강한 에너지를 갖췄다"며 이날 활약에 대해 호평했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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