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골프볼, 발가락골프화 등 아이디어로 승부 건다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볼에서 달콤한 향기가 나면 어떨까?"
얼토당토않아 보이던 상상이 현실이 될 때가 있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골프 환경을 반영한 스크린골프의 경우 아이디어 차원에서 출발해 지난 10년간 성장을 거듭하더니 이제는 골프산업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제품과 사업으로 완성되고 있는 셈이다.
손을 스캔해 맞춤 장갑을 만들 수 있는가 하면 맨발에 가까운 느낌의 발가락 골프화도 등장했다. 스코어를 줄일 수 있다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세세한 것, 어느 하나까지도 모두 아이디어로 접목돼 실제 출시되는 제품에 반영되고 있다. 볼과 클럽은 말할 것도 없다. 지난해 말에는 향기나는 볼까지 등장했다.
바로 던롭의 젝시오 아로마볼이다. 향기가 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멘탈스포츠인 골프에는 잘 어울리는 아이디어다. 아로마연구가들과 합작해 개발했다. 볼 성능은 당연히 그대로 유지됐다. 국내에는 긴장을 완화시키고, 기운을 북돋아 준다는 오렌지향과 집중력을 높여 준다는 장미향 등 2종류가 들어왔다.
향기가 오랫동안 보존되도록 지퍼가 달린 전용파우치 형태로 판매한다. 포장을 뜯으면 3개월, 뜯지 않은 상태라면 최소 6개월간 향기가 유지된다. 김혜영 던롭코리아 홍보과장은 "출시 당시 여성골퍼의 관심이 특히 많았고, 1더즌에 8만6000원의 고가인데도 불구하고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5년 전 사각형 모양의 드라이버가 열풍을 일으켰듯이 최근에는 과감하게 크라운(헤드 윗부분)을 없앤 페어웨이우드도 뜨고 있다. PRGR의 '뉴에그'다. 무게 중심을 최대한 낮춰 낮은 스핀과 높은 탄도로 비거리가 늘고, 미스 샷에서의 비거리 손실도 적다는 설명이다. 페어웨이우드가 어려웠던 골퍼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내놓은 골프장 그린피를 깎아주는 아이템도 있다. 지난달 위메이크프라이스에서는 경기도 이천의 더반골프장 그린피를 36%나 깎아주는 쿠폰을 팔아 하루만에 600장을 완판했다. 김태현 레저팀장은 "골프장들의 문의가 속출해 새로운 할인상품을 기획중"이라고 했다.
한국골프컨설팅 등 골프장 운영을 대신 맡아주는 회사도 등장했다. 위탁 운영을 비롯해 회원권 분양과 마케팅, 코스 관리 등 골프장의 모든 업무를 대행해 준다. 골프장의 분업화 바람과 더불어 대부분의 클럽하우스 식당을 호텔에서 위탁 경영하는 것과 함께 요즘에는 코스 관리를 별도로 맡아주는 회사도 속속 설립되고 있다.
3차원 입체영상(3D)을 활용한 새로운 시도도 눈에 띈다. 지난해부터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 마스터스가 3D로도 시청이 가능하도록 중계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에서는 스크린골프가 3D로 제작되는가 하면 심지어 한 골프웨어브랜드에서는 제품 카탈로그에 전용 안경을 부착해 3D로 볼 수 있도록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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