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베트남 하노이 북부 박장(Bac Giang)성(省)에 조성키로 한 한국기업 전용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무산됐다.
베트남은 우리와의 교역규모가 해마다 늘고 있고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가장 활발한 곳 중 하나로 한국 전용 산업단지 조성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사업성 저하가 발목을 잡았다.
4일 LH에 따르면 지난 2004년 한국과 베트남의 합의로 6년 넘게 추진돼 온 산업단지 조성사업이 LH의 경영난과 사업성 저하, 사업 파트너였던 산업은행컨소시엄의 해체로 더 이상 추진할 수 없게 됐다.
이에 LH는 파견직원을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철수시키고 최종 마무리를 위해 남아있는 직원 1명을 상반기 내 귀국시킬 예정이다. LH는 외교문제 등을 우려해 박장성 산단조성 사업 철회와 관련해 지난 1월과 3월 외교통상부와 지식경제부에 보고했다.
이현재 LH 해외사업처 차장은 "이 지역 땅값이 크게 오르고 있고 산단 입주 수요도 예측 불가능해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는 데다 경영난에 따른 사업조정 차원에서 산단조성 사업 무산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100ha 규모의 박장성 산단조성 사업은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방문때 한국과 베트남의 합의로 시작됐으며 2008년 6월에는 응웬떤중 베트남 총리가 예비타당성 검토를 승인하면서 본격화됐다. 그 해 12월 박장성이 사업기간을 50년으로 하는 투자허가서를 내줬다. 애초 산단 조성에 들어가는 사업비는 332억원(토지보상비 55억원 포함) 규모였다.
한국 정부는 공기관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는 공동 추진으로 방향을 틀어 지난해 4월 산업은행컨소시엄이 타당성 검토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투자 주체가 변경되면 법인세 감면, 토지보상비 환급, 폐수처리장 지원 등 당초 내건 우대조건을 승계시켜 줄 수 없다고 박장성 측이 통보하면서 지난해 12월 발을 뺏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우대조건 승계 불가로 사업성이 떨어지고 국내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모범심사 기준 강화 등으로 참여가 적합치 않다는 외부전문기관의 사업성 검토 결과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베트남 교역규모는 지난해 120억달러로 해마다 두 자릿수 씩 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8월20일까지의 누적 대(對) 베트남 투자규모는 2608건, 77억7450만달러(실행투자금액 )로 대만(91억9370만달러)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김민진 기자 asia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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