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31일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열린 씨모텍 주주총회에서는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을 내고 연락을 끊은 신영회계법인과의 협의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주주총회는 오전 9시 시작한 후 10여분만에 끝났고 참석자들간의 질의응답이 한시간가량 이어졌다. 주주들은 현재 잠적중인 신영회계법인의 입장을 직접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비스탁을 통해 소액주주들의 주권을 위임받은 주주대표단은 신영회계법인에 찾아가 연락해보았지만 현재 잠적중으로 일체 연락을 받아 않아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주주총회에서는 당초 상정된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및 감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이 모두 다음일정으로 미뤄졌다. 주주대표측에서도 경영권과 관련된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총을 연회하는 것에 대해서 동의했다.
주총과 질의응답이후 회사측 인사들이 퇴장한 가운데 주총에 참가한 주주들이 따로 모였다. 이자리에서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씨모텍의 코스닥 상장유지 대책 마련에 대해 논의가 오갔다. 주권을 위임받아 의결권을 갖고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 숫자는 13명. 씨모텍 측에 따르면 이들이 위임받은 지분 비율은 28.66%로 집계됐다.
주주대표단에 따르면 "씨모텍 측에서는 신영회계법인과 접촉하기 위해 노력중이며 상장폐지사유 이의 제기 마감일 까지 답변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증권 커뮤니티인 팍스넷에서 '레드뉴요커'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는 주주는 "지난 3년간 감사를 수행한 신영회계법인에서 씨모텍 주주들에게 감사의견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잠적한 상황"이라며 "떳떳하다면 숨길 것 없이 공인된 회계법인으로서 의견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씨모텍에 대한 감사를 수행하던 거부하던 입장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또 다른 주주는 "씨모텍은 지난해 1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할 정도로 업계에서 기술력과 영업력은 인정받은 회사"라며 "직원들과 일반주주들 모르는 사이에 정체도 불분명한 최대주주로 인해 상장폐지 당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다른 소액주주는 "5700주 가량 보유하고 있는데 적은 규모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소중한 자금이다. 이대로 상장폐지될 수는 없다"고 억울한 심정을 호소했다.
한편 씨모텍의 자회사격인 제이콤의 주주총회도 이날 오전 9시 의왕시 본사에서 열렸다. 제이콤의 주주총회 의장은 한광선 대표이사가 아닌 박재홍 이사가 맡아 진행했다. 씨모텍의 부사장으로 대표이사 유고에 따라 의장을 맡아야했지만 주총에 불참한 한광선 대표의 대타를 맡아야 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박부사장은 이번 사태 수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대표적 임원이라는 후문이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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