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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모텍 유상증자 한 돈 남아있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10초

"에스크로 적용 자금 해외 프로젝트 사용하려 했다" 증언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송화정 기자] 회계감사에서 의견 거절을 받기 두 달 전에 유상증자를 한 씨모텍. 대표이사가 자살한 후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유상증자 자금의 존재 유무다.


취재 결과 이 유증자금에 에스크로(escrow, 결제대금예치제도)가 적용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상증자의 최종 허가권을 쥔 금감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회사측과 주간사측이 내세운 조건이다. 이 에스크로가 유지됐다면 유증자금이 남아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더 큰 파장이 우려된다.

에스크로란 미국 법률용어로 특정물을 제3자에게 기탁하고 일정한 조건이 충족된 경우에 상대방에게 교부할 것을 약속하는 조건부양도증서를 말한다.


만약 씨모텍의 유상증자 대금에 에스크로가 적용됐다면 씨모텍측이 마음대로 이 자금을 사용하지 못했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금융감독원의 관계자는 31일 "당시 씨모텍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소액주주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등 시중에 말이 많았다"면서 "이를 감안해서였는지 씨모텍측에서 자발적으로 에스크로를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상증자 대금 중 일부는 바로 써야했기 때문에 대금 중 상당 부분에 에스크로를 적용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씨모텍 유상증자의 대표 주관사였던 동부증권의 관계자는 "신고서를 작성할 때 금감원 측에서 자금사용 목적을 확실히 하기 위해 에스크로를 적용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양측의 설명에 차이는 있지만 에스크로에는 공감이 이뤄졌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에스크로라는 보호장치까지 채워진 유상증자 대금은 보존돼 있을까.


씨모텍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자금 사용목적을 살펴보면 250억원은 차입금과 회사채 상환에 쓰일 예정이었다. 단기차입 100억원은 증자가 늦어지면서 서울저축은행 드림저축은행을 통해 빌린 자금을 갚은 것으로 보인다. 이 자금의 상환기일은 증자 대금 납입일 다음날인 1월29일이었다.


하지만 15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는 아직 상환되지 않았을 것으로 파악된다. 신고서상의 자금 사용 예정일이 4월28일인 탓이다. 이 회사채는 IBK캐피탈, 삼화저축은행, 경은저축은행 등 세 곳이 각각 50억원 60억원 40억원씩 보유하고 있다. 100억원의 단기사채를 제외한 187억원에 에스크로가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씨모텍은 회계감사 과정 중에 해외 시멘트 공장 설립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이에 소요되는 자금을 유증자금으로 사용하려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이 사업을 위해 에스크로를 풀겠다"고 말했다는 씨모텍측의 발언이 전해진다. 해외 프로젝트는 에스크로를 풀 수 있는 조건이 안된다. 자금 사용목적에 해당되지 않는 탓이다. 풀렸다면 문제 소지가 있다.


유상증자 대금이 당초 용도 이외로 사용돼 없어졌을 경우 사태의 파장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송화정 기자 yeeki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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