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스스로 목숨을 버린 씨모텍 김 모 대표가 30일 한줌의 재로 변해 영면에 들어갔다. 씨모텍 사태에 전말을 알고 있던 김 대표의 사망속에 진실 찾기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얽힌 실타래 어떻게 푸나 = 김 대표가 극단의 선택을 한 장소는 그의 차량이었다. 최고급 벤츠 S600이다. 이 차량은 김대표나 씨모텍의 소유가 아니고 씨모텍이 인수한 코스닥 기업인 제이콤이 리스해 준 것이다. 제이콤 직원들이 김 대표를 찾아나섰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이콤이 씨모텍과 나무이쿼티 측에 인수된 후 선임된 대표이사와 임원들은 나무이쿼티측 인사들이라는 것이 업계의 통설이다. 씨모텍 직원들도 제이콤측이 오히려 자금 운용 등에 있어 실세였다고 말하고 있다.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이 재무제표 자체보다는 회계관리 실태에 대해서 지적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무이쿼티→ 씨모텍→디에이피홀딩스→제이콤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서 페이퍼 컴퍼니들이 자리잡고 있는 만큼 정확한 자금집행 내용과 경로를 확인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영회계법인은 제이콤 인수 이전에는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는 점에서 복잡해진 지배구조가 이번 사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가 된 내부회계관리자의 운영실태 평가보고서에는 이상훈 현 씨모텍 재경본부장이 서명을 했다.
◆유상증자 자금은 남아있나 = 주주들이 가장 크게 걱정하는 부분은 올해 실시한 유상증자 대금의 존재 유무다. 결산일 이후인 지난 1월 287억원의 증자자금이 회사로 들어왔다.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는 지난해 결산일인 12월31일을 시점으로 한다. 유증 자금에 대해서는 회계법인의 감사 대상이 아니다.
유상증자 대금은 최근까지도 존재한 것으로 관측된다. 씨모텍은 이 자금을 기반으로 제4이동통신 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방송통신위원회의 불허로 불발됐다. 이후 신규 사업으로 아프리카 시멘트 공장 건설 프로젝트 투자를 검토했고 김대표 사망 직전까지도 딜이 이뤄졌다.
이 딜에 관여했던 관계자는 "씨모텍과 대주주인 나무측 인사들과 함께 협의를 진행했으며 300억원 투자가 최종 합의 단계에 이르기 직전에 문제가 불거졌다"고 전했다. 이 때 나무이쿼티의 실제 주인이라는 인사도 표면상으로 드러났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30대 초반의 인사였다는 후문이다.
김 대표는 그를 대신한 이른바 '바지 사장'이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직원은 "회사의 자금은 전적으로 나무이쿼티에서 관리했다"고 말했다.
오는 31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이같은 문제들이 소액주주들에 의해 집중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측이 어떤 해명을 내놓을 지 관심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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