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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재앙 일본 한국투자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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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재앙 일본 한국투자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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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홍철 인베스트 코리아 단장
■ 안 단장은 연세대 경영학과와 미 캘리포니아대 국제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친 행정고시(23회) 출신으로, 재무부와 재정경제원을 거쳐 세계은행 수석 금융스페셜리스트, 국제금융센터 부소장, BAT코리아 전무 등을 지냈다. 현재 코트라 인베스트 코리아(IK) 단장으로 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3월 11일.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대지진과 쓰나미, 또 그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에 일본인들은 그야말로 할 말을 잃었다. 그 중 많은 이들은 엄청난 자연재해에 대한 우려와 공포로 우울해하는 한편, 예상 밖으로 진행되는 방사능 누출사고 처리에 분노하기도 했다.

혹자는 이번 재난으로 일본 경제가 악화될 것이라 말한다. 1995년 고베 대지진을 잘 극복한 일본이지만, 이번은 고베 지진보다 규모도 크고 쓰나미와 핵 문제까지 겹친 탓이다. 또 일본 산업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동경지역이 그 영향 아래 있고, 고베 지진 때와 달리 공공부채가 GDP의 두 배에 달해 재정정책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든다.


여기에 제로에 가까운 금리로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 등 통화팽창 정책 실행의 어려움, 전기 공급 제한 및 식료품 안전 문제도 성장에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세계 경제 여건도 고베 지진 때보다 나쁘다는 우려도 짙다. 선진국의 경우 총수요가 회복 단계에 있어 큰 도움을 주기 어려운데다,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도 악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이 연내 V자형의 빠른 경제 회복을 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를 나타내는 이들도 상당하다. 일본을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 참사에도 미국 및 유럽 증시가 활황세를 나타내고, 3월 셋째 주 일본 상장지수펀드(ETF)에 미국계 투자자금이 12억 달러나 유입된 것도 일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저수익 은행 예금에 대한 일본인들의 엄청난 저축량, 중국·한국·인도 등 인근 국가들의 해외 투자 증대도 긍정적인 전망을 가능케 하는 요소다.


이뿐 아니다. 일본 지진이 처음 발생한 3월 11일부터 21일 까지 일본인들의 한국 증시 투자는 280억 원이나 증가했다. 일본 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도 계속됐다. 전기·전자, 화공, 바이오, 기자재 등 제조업과 금융·보험, 유통 등 서비스업에 걸쳐 1억2000만 달러(25건)가 투자됐다,


금년 들어 일본 기업들은 엔고와 경기 침체 탈출구의 일환으로 수익선 다변화 및 해외시장 개척 차원에서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 확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중서부 지역 소재 제조업체들 사이에서는 일본에서 생산해 동부 지역에 공급하는 것보다 기술력과 물류 인프라가 우수한 한국에서 생산해 공급하는 것이 저렴하다는 인식이 크게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과거 일본기업들의 한국 투자는 주로 한국시장 진출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미, 한-EU FTA 발효로 관세 인하 효과가 큰 자동차 및 관련 부품과 전기전자 제품을 중심으로 하는 수출거점형의 대규모 생산설비의 설립 움직임이 활발한 추세다.


삼성, LG, 현대 등 국내 글로벌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도 확대하고 있으며, 엔고 및 초저금리가 지속됨에 따라 자금 조달의 부담이 적어진 대형 사모펀드 및 벤처 캐피털도 우리 기업에 대한 M&A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러한 일본 기업들의 움직임에서 그들이 3·11 대참사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 그 방향성을 읽을 수 있다.


“교역과 투자는 문화적·행정적·지리적·경제적 거리가 가까운 나라 간에 더 크게 발생한다”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판카지 게마와트 교수의 이론은 한국과 일본의 경우 정확히 들어맞는다. 지진 발생의 우려가 없고 기술력이 비슷한 한국으로 생산거점을 분산하는 것은 일본의 참사 복구를 위한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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