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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TF '산 넘어 산'···역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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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주유업계 "실효성 미미" 지적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이달 말 발표예정이던 석유태스크포스(TF) 결과가 막바지 진통을 겪고있는 가운데, 정부의 석유 가격 안정화 방안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자가폴(정유업체 브랜드를 내걸지 않은 무상표) 주유소 확대'와 '석유수입 활성화 '등을 골자로 한 TF최종안이 가격 인하 효과는 커녕 각종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감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어설픈 시장 개입, '역풍' 우려=30일 정유·주유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기름값 안정을 위해 제시한 자가폴 주유소 확대와 석유수입 활성화 방안은 실효성이 미미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특정 정유업체의 브랜드를 내걸지 않는 자가폴주유소와 셀프주유소 확대 정책 등은 이미 실행중인 데다 지난 1월 발표한 서민물가안정대책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 등은 우선 원가절감형 주유소를 늘리기 위해 '자가폴주유소협의회(가칭)'를 만들고, 석유수입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현재 30일분으로 돼 있는 비축 의무를 없애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관련업계는 이 같은 방안이 되레 시장 유통 질서를 흐리고, 부당행위를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관련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어설프게 시장에 개입했다가 역풍을 맞은 사례가 종종 있었다는 설명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유가로 유사휘발유 적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정부가 자가폴주유소 활성화를 위해 석유 제품의 품질을 공인하는 '석유품질보증 프로그램'에 자가폴주유소 추가시킨다고 하지만 비용 등의 부담도 있어 실효성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836간에 이르던 유사석유 적발실적이 작년에는 1191건으로 증가했으며, 작년 유사석유 적발 주유소수는 606개에 달했다. 고유가로 손님 발길이 끊어지자 일부 주유소에서 유사(가짜) 휘발유를 값싼 가격에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한국석유관리원에 위탁해 품질보증 협약을 체결한 주유소에 연 12회 품질검사와 '품질우수(예시)'라는 지위를 부여하고 있지만 이마저 실효성이 미미한 상황이다.


정품관리 주유소 인증을 유지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검사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 데다 유가정보 사이트인 오피넷에도 표시되지 않아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매달 10만원씩 연간 120만원을 내야 하는 비용도 주유소로선 부담이다.


한 주유소 사장은 "값싼 유사휘발유 판매로 인해 정품을 판매하는 주유소의 손해가 막대하다"며 "정부가 유사휘발유 단속을 철저히 하는 '심판'의 역할만 제대로 해줘도 주유소 부담이 훨씬 줄 것"이라고 토로했다.


◆석유수입사 자진 폐업···경쟁력 떨어져=석유수입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1997년 석유시장 자유화 이후 우후죽순 생겨나던 석유수입사가 2008년 절정에 달했으나 결국 국내 업체 등에 가격경쟁력이 밀려 폐업하는 사태가 속출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경부에 따르면 2008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해 95개에 달하던 석유수입사는 이후 자금난 등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같은해 56개 업체가 폐업, 2009년 58개로 급감했다. 그나마 남해화학 등 상위 3사가 석유수입사 시장점유율의 96%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명무실한 업체가 대부분이다.


정부는 에너지 관련 공기업이 해외 석유제품을 직접 들여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추가 정제 과정을 위한 비용 발생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상실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정유업계 고위 임원은 "석유TF 결과가 실효성을 갖추려면 산업 전반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며 "단기적인 물가 안정보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미래 대책 강구 차원에서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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