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종원 대표, 관리 종목 계기로 구조조정 및 경영전략 변경
[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배가 풍랑을 만나 흔들리면 제일 먼저 짐을 버린다. 아이스테이션은 현재 짐을 버려야 할 때다. 가벼운 몸집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실적 개선을 보여주겠다."
아이스테이션 사옥에서 만난 채종원 대표이사는 현재 상황을 '폭풍을 만난 배'라고 비유했다. 뼈를 깎는 변화로 폭풍을 벗어나 주주들에게 진 빚을 갚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아이스테이션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각종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며 주력제품인 PMP와 내비게이션 사업에서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매출액은 2009년보다 2.7% 줄어든 579억2197만원에 그쳤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266억1867만원, 424억7761만원으로 적자폭이 늘어났다. 지난 22일 한국거래소는 2년 연속으로 자기자본을 50% 초과하는 손실이 발생했다며 관리종목에 지정했다.
관리종목 지정을 계기로 아이스테이션과 모기업 케이디씨그룹도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우선 과거 텔슨전자와 합병하며 불어난 생산시설을 대대적으로 손질하기로 했다. 제품도 직접 개발보다는 타사와의 협력을 통한 유통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꺼내들었다.
채 대표는 "기존 주력사업이 새로운 스마트 기기에 잠식당하고 신제품 개발비는 지속적으로 지출돼 실적이 저조했다"며 "올해부터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은 접고 3D(3차원) 관련 사업에 집중해 턴어라운드를 이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스테이션은 케이디씨그룹의 관계사인 마스터 이미지를 통해 3D 안경과 3D 입체영사기를 독점 공급할 계획이다. 마스터 이미지는 입체영상기기 개발업체로 최근 삼성벤처투자에서 1500만달러를 투자받아 화제가 됐다. 채 대표는 "현재 월 생산량 50만대 규모의 3D LCD(액정표시장치) 생산시설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3D 안경 공급량 역시 1000만대 이상 규모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은 3D 입체영사기, 3D 안경, 무안경방식 3D LCD에만 집중하고 필요없는 자산은 매각해 재무건전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채 대표는 "오창공장을 4월 초까지 매각하고 필요한 면적만 임대해 관리비를 줄이겠다"고 전했다. 자산매각으로 올해 70억~80억원의 매각이익과 판매관리비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3D 외의 사업은 아이스테이션 브랜드를 기반으로 제품기획과 유통만 관리하는 방식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채 대표는 "3D 관련 생산시설만 직접 보유하고 나머지 제품의 연구개발과 생산은 외주생산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시장전망이 불투명한 3D 사업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채 대표는 "아바타 흥행 이후 3D TV 등 전자제품의 기술력이 높아진 것에 비해 콘텐츠 공급이 부족했다"며 "올해부터는 트랜스포머나 캐리비안의 해적, 해리포터 등이 속속 3D로 개봉돼 공급부족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D 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로 성장성이 높다는 것.
올해 실적에 대해 채 대표는 "목표를 현실적으로 수정하고 있으며 상반기에 무안경방식 3D 태블릿PC 출시로 가시적 성과를 내보일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 흑자로 전환하고 관리종목에서 벗어나겠다"고 말했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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