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매니저' 이어 '앨리샤'도 인기몰이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김준영 엔트리브소프트 대표의 명함에는 '창의적 협력'이라는 단어가 새겨져 있다. 그가 지난 2003년부터 온라인게임 회사를 운영하며 늘 강조했던 것이 이 짧은 문구에 함축돼 있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의 협력을 통해 창의적인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김 대표의 목표는 올해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출시돼 '매니지먼트 게임'이라는 장르를 개척했던 '프로야구 매니저'에 이어 말(馬)을 소재로 한 게임 '앨리샤'까지 연속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대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대표가 강조하는 '창의적 게임'이 빛을 발하고 있는 셈이다.
우선 지난달 24일 공개 서비스에 돌입한 '앨리샤'는 국내 최초로 '말'을 소재로 한 게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이 게임은 공개서비스 한 달이 지난 현재 60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2만5000명 이상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는 등 인기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인기 장르인 MMORPG의 홍수 속에서도 독특한 소재를 과감하게 게임으로 구현해 성공을 거둔 것이다.
'앨리샤'는 인간에게 친숙한 동물 중 하나인 '말'과 속도를 겨루는 '레이싱 게임'을 접목시켰다. 김 대표는 이를 '액션 라이딩'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교배'를 통해 자신만의 말을 키워나갈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말'이라는 소재와 레이싱 게임의 속도감에 캐릭터를 육성하는 역할수행게임(RPG)의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앨리샤'는 국내 흥행을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일본 등 해외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12년 앨리샤의 한·중·일 서비스를 통해 약 50억원의 월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앨리샤'의 흥행으로 주목받고 있는 김 대표의 도전은 2003년 엔트리브소프트 설립과 함께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J인터넷의 전신이었던 플레너스 이사를 역임하다 엔트리브를 설립한 그는 당시 대중적인 장르가 아닌 골프 게임 '팡야'로 회사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게임은 현재 44개국 1500만 명이 즐기는 온라인 골프 게임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2007년 SK텔레콤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갖춘 엔트리브소프트는 지난해 '프로야구 매니저'로 말 그대로 '일'을 냈다. '매니지먼트 게임' 장르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 이 게임은 현재 60만 명의 회원을 바탕으로 2만 명 이상의 동시 접속자와 월평균 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니지먼트 게임'은 스포츠 장르에서 실제 경기를 펼치는 것이 아니라 선수 기용 등을 통해 감독의 관점에서 경기를 시뮬레이션하는 게임을 말한다. 스포츠팬인 김준영 대표는 매일 아침 신문을 통해 경기 결과를 확인하는 '재미'를 온라인게임과 접목해야겠다는 생각에서 '프로야구 매니저'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550억원을 매출 목표로 정한 김준영 대표는 "지난해 프로야구 매니저에 이어 올해는 앨리샤를 비롯한 신규 라인업의 성공적인 런칭을 통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무엇보다 신구 게임들의 조화를 통해 성장과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매출 1등이 아니라 행복 지수 1등이 목표"라며 "창의성의 원동력은 구성원들의 협력인 만큼 이익도 직원들과 나눌 수 있는 문화를 정착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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