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vs 블랙 '무채색 대결', 내 몸에 맞추는 '셀프 튜닝'도 새로운 트랜드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2011시즌 봄 필드에 '색(色)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그것도 레드와 블루 등 화려한 컬러가 아닌 흑과 백이 벌이는 '무채색의 진검승부'다. 코브라-푸마골프 소속 프로인 이안 폴터(잉글랜드)가 지난 연말 유러피언(EPGA)투어에서 헤드에서 그립까지 모두 흰색인 화이트ZL드라이버를 들고 나와 출발점이 됐고, 테일러메이드가 'R11 드라이버'를 출시하면서 '화이트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 드라이버의 '무한 변신'= 감나무(퍼시몬)에서 메탈, 티타늄 등 소재의 변화가 '1세대'라면 빅헤드와 장척 샤프트, 관성모멘트(MOI)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디자인의 변화가 바로 '2세대'다. 하지만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드라이버 헤드의 크기와 페이스의 반발력을 제한하면서 더 이상의 변신이 불가능해졌다.
골프용품메이커들은 그러자 고심 끝에 바로 '3세대'로 요약되는 색과 튜닝의 시대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R11드라이버는 실제 화이트와 블랙의 페이스를 대비시켜 시각적으로 커보이고 셋업에서 편안해지는 효과를 완성했고, 여기에 다양한 신기술을 접목시켜 단기간 내에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물론 타이틀리스트의 주력모델인 910 D2와 D3, 캘러웨이의 레이저호크 등 '블랙'을 고수하는 제작사들의 방어전도 만만치 않다. 나이키의 SQ 마하스피드 블랙은 아예 모델명에 블랙을 표기했다. 크라운에서 페이스까지 온통 블랙으로 무장해 햇빛 반사를 최소화시키는 등 '블랙의 시대'를 지속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금색으로 표현했던 기존의 골드까지, 이른바 흑과 백, 골드의 '삼색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흑과 백이 다소 젊은 층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면 핑과 던롭의 K15와 뉴젝시오 프라임은 골드새틴을 고집하면서 보수적인 중장년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황금 마케팅'에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 내 맘대로 '튜닝시대'= '색(色)의 전쟁'으로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면 다양한 '튜닝'에 눈을 돌려보자. R11은 화이트로 눈길을 사로잡는 동시에 페이스앵글조절(ASP)을 비롯해 비행탄도조절(FCT)과 무게중심이동(MWT) 등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나만의 골프채를 만들 수 있는 기능성을 자랑하고 있다.
타이틀리스트는 910 D2(460cc)와 910 D3(445cc)에 적용된 슈어핏 투어 기술(Surefit Tour Technology)이 독특하다. '고수들의 클럽'이라는 캐치프레이즈답게 호젤에 장착한 2개의 조정장치를 통해 로프트와 라이각을 -0.75도에서 1.5도까지 0.75도 간격으로 각각 4단계씩 조절하는 신기술을 동원해 무려 16가지의 헤드 세팅이 가능하다.
던롭 스릭슨 뉴 Z-TX도 솔의 2개 부분에 있는 탈착식 웨이트를 교체해 중심 심도와 거리를 조절해 탄도를 조정하는 퀵 튠 시스템을 개발했다. 캘러웨이 레이저호크와 나이키 SQ 마하스피드 블랙은 공기저항을 줄여 빠른 헤드 스피드로 비거리를 향상시키는 '공기역학기술'에 중점을 뒀다.
빅헤드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것도 이채다. 한계치인 460cc 체적에 근접한 헤드사이즈가 대부분이었던 드라이버의 몸집이 투어스테이지의 X-드라이브 705에서는 415㏄까지 작아졌다. 아마추어골퍼 '고수'들의 선호도 때문이다. PRGR의 iD435는 435㏄, 타이틀리스트 910 D3은 445㏄, 캘러웨이의 디아블로 옥테인 투어는 450㏄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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