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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스타’ MBC 밤 11시 15분
아이유, 이정 그리고 박완규는 ‘뮤지션’이라는 공통점을 제외하면 한 데 묶을 수 있는 수식어가 전혀 없는 조합이다. 음악에 대한 박완규의 진지한 태도를 지켜보던 김구라가 “아이유는 오늘 잘못 나온 것 같고, 이정도 약간 힘들어보인다”라고 말할 정도로, 이들은 같은 뮤지션이라 할지라도 세대 차이 때문에 공감대를 형성할만한 이야깃거리가 없다. 게스트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효과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건 MC들의 역할이다. 최근 들어 가장 정신없는 ‘라디오 스타’였지만 MC들의 역할은 영리하게 나눠졌다. “선글라스를 쓰니 눈에 뵈는 게 없는” 김희철이 “으아~ 들이대 DYD”, “꽃밭엔 꽃들이 살죠잉~” 등 막 던지기 개그를 구사하며 ‘라디오 스타’ 특유의 산만한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동안, 토크에 능한 윤종신은 자연스럽게 박완규의 예능감을 끄집어냈다. 박완규가 수월하게 토크를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자신을 희화화하면서 언제라도 공격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줬고, 결과적으로 박완규의 예능 포텐셜은 터졌다. 윤종신과의 콤비플레이로 자신감을 얻은 박완규는 “본인도 지금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 아니냐”는 김국진의 회심의 공격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이 곳은 고품격 음악 방송 아니었냐”는 논리로 받아치며 단 20분 만에 스튜디오 정중앙을 장악했다. MC들이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들이대고 자학하면서 적극적으로 게스트들을 휘어잡는 모습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특히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가장 뚜렷한 존재감을 남긴 박완규의 활약은 윤종신이 받쳐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다. 왼쪽 어깨만 나와 슬픈 이정이여, 다음 주 윤종신의 손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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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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