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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 아이유로 페이스를 되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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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 아이유로 페이스를 되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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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와> MBC 밤 11시 15분
드라마와 영화 홍보를 위한 게스트를 초대해 놓고도 최대한 빤하지 않은 토크쇼를 만들기 위해 애썼던 <놀러와>의 장기, 기획섭외가 모처럼 빛을 발했다. ‘93년생 여자 아이돌’이라는 테마로 묶인 아이유, 티아라의 지연, f(x)의 루나는 가방검사 코너와 고민상담 코너로 천진난만한 여고생이자 또래들보다 먼저 사회생활을 경험한 아이돌로서의 면모를 함께 보여주었다. 그리고 두 MC는 열아홉 소녀들만의 매력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사소한 이야깃거리라도 놓치지 않고 콕 집어냈다. 김원희의 부러워하는 리액션 덕분에 세 사람이 “초코 스무디”를 자주 마시는 일상이 귀엽게 비춰졌고, 유재석은 집요한 추적 끝에 아이유 가방에서 발견된 책이 “사실은 어제 급하게 집어넣은 새 책”이라는 ‘귀여운’ 자수를 받아냈다. 하지만 아이유의 진면목은 “선배들이 우리가 학교생활을 많이 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시는데, 이건 우리가 선택한 길이니까 사실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털어놓은 고민상담 코너에서 드러났다. 만약 어제 방송에서 아이유가 주인공처럼 느껴졌다면, 그것은 남들보다 길었던 방송분량이 아니라 ‘어르신’ 이하늘마저 놀랄 정도로 의젓한 모습 때문이었을 것이다. 물론 일일교사로 섭외된 “구석기시대 아이돌” 김태우, 케이윌, 비스트의 윤두준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골방토크에서 다들 힘들었던 데뷔과정을 털어놓을 때 김태우가 뜬금없이 ‘30대에 꼭 하고 싶은 것’이라는 주제를 선택한 것은 지적할 만한 부분이다. 그럼에도 노련한 기획과 영리한 코너구성으로 소녀의 해맑은 웃음과 어른스러운 생각을 하나의 흐름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걸 보니, <놀러와>가 잠시 잃어버렸던 페이스를 되찾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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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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