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은 죽었다. 그리고 일곱 명의 괴물이 새롭게 태어났다. KBS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괴물’ 김요한(김상경)과 싸우던 8일 동안 스스로 괴물이 되어야 했던 아이들이 불 꺼진 복도를 걸어 나가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어설픈 희망 따위 없는 완전한 절망,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작품은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여전히 새로운 시도가 가능함을 보여주며 하나의 희망이 되었다. 과감한 신인 배우들의 기용, 추리와 심리를 엮어 만든 장르 드라마,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모처럼의 진지한 질문이 일요일 늦은 밤을 흥미롭게 수놓았다. SBS <연애시대>, KBS <얼렁뚱땅 흥신소> 등 독특한 드라마들을 집필해 왔고 “범행 자체의 이유보다 그 사건 뒤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편”이라는 박연선 작가로부터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숨겨진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다.
<#10LOGO#> 이 인터뷰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종영 다음 날 공개된다. 마지막회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나.
박연선 작가 : 누구 한 사람이 괴물이 되지는 않는다. 아이들이 요한을 죽이면서 모두 다 괴물이 되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어둠에 잡아먹힌다.
<#10LOGO#> 보통 이렇게 십대들이 등장해 각자의 트라우마가 드러나고 함께 공포에 맞서는 이야기는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하는 방향으로 흐르게 마련이다. 이야기가 끝날 때에는 더 나아진 뭔가가 되어 있기를 기대하게 되고. 그런데 그건 일말의 희망도 주지 않는 결론 아닌가.
박연선 작가 : 사실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학원물도 성장물도 아니다. 하지만 성장이라고 한다면 이것도 성장이겠지. 아이들이 알에서 나왔으니까. 그리고 요한을 죽인 건 도덕과 법이라는 측면에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게 맞다. 아마 요한도 그 견딜 수 없는 압력 때문에 첫 선을 넘었을 거라 생각한다. 아이들 입장에서도 이대로 있다간 자신들이 괴물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 선택을 했지만 그러면서 그 선을 넘어 버린 거다.
“정말로 묻고 싶었던 건, 괴물은 태어나는 걸까 만들어지는 걸까”
<#10LOGO#> 처음 이 이야기의 시작이 궁금하다.
박연선 작가 : 2007년 개봉한 영화 <꽃미남연쇄테러사건>을 쓸 때였다. 큰 예산이 드는 대규모 영화가 아니다보니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대신 아이돌이 주인공이라 이미지 때문에 ‘살인’이 나오면 안 된다던가 하는 제약이 있었다. 고등학생들이 여러 명 나오는 내용이었는데 문득 ‘여기서 이렇게 가벼운 분위기가 아니라 무거운 일이 생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헬로우 고스트>라는 일본 만화를 봤는데, 어느 다 쓰러져가는 기숙사에 공부만 하다가 죽어서 여자랑 한 번도 못 사귀어본 귀신이 나오는 내용이었다. 그걸 보면서, 수재들만 다니는 고등학교에 귀신이 나타났을 때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대신 예상과 다르게 반응하는 이야기를 해볼까 생각했다. 그리고 그 무렵 누구인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연쇄살인범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그 때 어떤 전문가가 “범죄대국이라는 미국에서도 이렇게 대규모 연쇄살인마는 10년 정도의 텀을 두고 나타나는데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심각한 연쇄살인이 자주 일어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이 모든 이야기를 하나에 넣어보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말로 묻고 싶었던 건, 괴물은 태어나는 걸까 만들어지는 것일까 였다.
<#10LOGO#> 처음 제목이 <화이트 크리스마스>에서 <몬스터>로 바뀌었다 다시 돌아왔다. 요한(김상경)이라는 이름 때문에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 <몬스터>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는데.
박연선 작가 : 편성이 1월 말로 잡히면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의 시의성이 없어지는 것 같아 바꿀까 했다. 내가 밀었던 제목은 <사자가 기다리는 강가>였는데 그건 너무 형이상학적이라고 하고 (웃음), 조연출이 제안한 <괴물>을 영어로 바꾼 게 <몬스터>였다. 그런데 방송국에서 너무 세다고 해서 결국 <화이트 크리스마스>로 돌아왔다. 요한이라는 이름은 세례자 요한에서 따온 거다. 영화 <백야행>에서도 요한(고수)이라는 이름을 쓰면서 앞으로 내 작품 속 살인자 캐릭터는 모두 요한으로 하겠다고 생각했다. 요한이란 이름을 통해 이 사람이 어릴 때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환경에서 자랐을 거라는 배경을 암시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10LOGO#> 16부로 완성되어 있던 대본을 우여곡절 끝에 8부로 줄여야 했다. 가장 많이 달라진 건 뭔가.
박연선 작가 : 호흡과 리듬감이 없어졌다. 한 시간 동안 소화해야 하는 시퀀스가 네다섯 개라고 하면 그걸 적당히 배치해서 몰아칠 때 몰아치고 느슨하게 가면서 감정의 여파를 보여줄 수가 있어야 하는데 회당 시퀀스가 7, 8개 들어가야 하니까 그럴 수가 없었다. 사실 스토리 자체가 많이 빠지지는 않았다. 16부였으면 아이들의 과거 회상을 볼 수 있었겠냐고도 물어보던데 난 어차피 과거라는 건 회상하고 나면 뻔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그걸 쓰고 싶지는 않았다. 대신 그 과거를 가진 아이가 현재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다양하게 보여주기 위해 하나의 갈등이 있으면 그걸 한 번 얘기하고, 조금 다르게 두 번 얘기하고 싶었지만 한 번 밖에 얘기할 시간이 없어서 ‘얘는 이런 상황, 이런 갈등’이라고 못 박고 가야 하는 게 아쉬웠다.
<#10LOGO#> 예전에 장르물을 보는 취향에 대해 물었을 때 ‘일본 탐정만화, <크로우즈>를 비롯한 다카하시 히로시의 학원 만화, <슬램덩크>, 호러와 슬래셔 무비’ 등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런 면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작가 취향의 결정체라는 느낌이 들었다.
박연선 작가 : <얼렁뚱땅 흥신소>가 <오즈의 마법사>를 많이 참고한 드라마였다면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하면서 다시 읽은 건 <파리대왕>과 <15소년 표류기>였다. 이야기를 따온 게 아니라 분위기 자체가 그랬다. 극한으로 몰고 가는 스릴러, 아이들 간의 우정과 질투가 있는 학원물이라는 면에서 분명 내 취향이 맞았다. 아무도 응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거 안 될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면서도 내 앞에서 말 못하는 이야기를 2년에 걸쳐 혼자 쓴다는 게 굉장히 힘든 작업이었음에도 끝까지 할 수 있었던 건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여서였던 것 같다. 앞으로 이런 에너지가 또 나오기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10LOGO#> 혹시 자신의 취향을 모아 놓은 이 이야기가 마이너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없었나.
박연선 작가 : <얼렁뚱땅 흥신소> 때도 그랬지만, 나는 진심으로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재밌어할 거라고 생각했다. (웃음) 지금은 왜 미리 그런 우려를 하지 못했을까 생각하지만, 이 이야기가 드라마로서는 마이너한 것 같다. 책이나 영화였다면 오히려 나았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드라마라는 매체가 갖고 있는 속성상 두 달 동안, 매번 한 시간 내내 집중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너무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10LOGO#> 그렇다면 소설로 재구성해볼 계획은 없나.
박연선 작가 :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지 않아서. (웃음) 사실 처음 기획했을 때는 지금보다 더 어려운 구성이었다. 8일이 지난 뒤 이 사건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사건 현장과 마주하는 장면이 매 회 인트로로 붙고 본편의 이야기에 실마리를 주면서 하나씩 만나는 식이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어렵다고 해서 뺐지만 소설이라면 그렇게 시점을 활용한 트릭을 쓸 수도 있을 것 같다.
“고등학생들의 에너지와 갈등이 제일 재미있고 섹시하다”
<#10LOGO#> 각 등장인물마다 디테일한 히스토리를 만들어 놓으면 대사 한 마디라도 더 풍부해질 수 있기 때문에 캐릭터의 전사(前史)에 공을 많이 들인다고 알고 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에서는 누구의 전사가 특히 의미 있을까.
박연선 작가 : 요한이 왜 괴물이 되었느냐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은데, 요한이 어릴 때 엄마가 자살했다는 트라우마가 첫 번째 각성이었다. 빨래를 널어놓은 뒤 목욕탕에 들어가 손목을 그었는데 요한은 무의식적으로 엄마가 죽었다는 걸 알지만 공포 때문에 들어가서 확인할 수는 없다. 요한이 열에 들떴을 때 하는 대사가 그 때의 기억이다. 요한의 엄마가 자살한 이유는, 원래 굉장히 섬세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었는데 동네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악의적이고 무례하게 부풀려 낸 소문에 큰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결국 재미든 질투든 동경이든 사람들이 한 입씩 깨물어서 요한의 엄마를 죽인 거다. 그래서 요한은 어릴 때부터 인간성에 대한 회의를 갖고 살아온 사람이지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싸이코패스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요한과 가장 비슷한 내면을 가진 건 박무열(백성현)이다.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아픔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느끼고 반응하고 책임감마저 갖는 아이니까. 최치훈 역시 싸이코패스는 아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어 감정선 자체가 부족할 뿐이다.
<#10LOGO#> 양강모(곽정욱)를 다름 아닌 청각장애가 있는 인물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이었나.
박연선 작가 : 시각장애나 다른 심각한 신체적 장애가 있는 경우 다른 아이들과 너무 동떨어지게 되는데 양강모는 인공와우만 끼면 다른 아이들과 같지만 그걸 빼 버렸을 때는 들을 수 없다는 극단적인 상황에 처한다는 게 중요했다. 그리고 사실 내 조카가 인공와우를 끼고 생활하기 때문에 곁에서 봐 온 것들이 있다. 이를테면 양강모의 유치원 시절 카우벨에 얽힌 시퀀스는 내가 직접 본 상황에서 나왔다. 내 조카는 굉장히 사랑받고 자라서 아주 밝은 성격이지만 자기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걸 무의식중에 알고 있어선지 그 날은 아이나 엄마나 긴장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사자가 기다리는 강가’ 편에서 양강모가 좌절하는 신을 쓰면서 ‘난 악마야. 내 조카 같은 아이를 이렇게 만들어 버리다니...’ 라고 자책했다. (웃음)
<#10_QMARK#>요한은 물론 학생들의 대사가 보통 고등학생들의 실제 말투와는 상당히 다른 문어체다. 어떤 의도였나.
박연선 작가 : 일단 이 아이들이 굉장히 지적인 인물들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일상 드라마가 아니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우리 드라마는 동선이나 이야기 자체의 느낌도 약간 연극 같은데 그런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선택했다. 그리고 욕은 정말 쓰고 싶지 않았다. 그 중에서 가장 개망나니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조영재조차 욕은 쓰지 않는다.
<#10LOGO#> 1부에서 4부까지는 추리 드라마에 가깝고, 연쇄살인범과 갇힌 학생들이라는 구도가 뚜렷해지는 5부부터는 심리극에 가깝게 분위기가 바뀐다. 두 개의 장르를 이종 교배시키는 데 대한 고민은 무엇이었나.
박연선 작가 :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건 사실 16회로 만들기 위한 편법 같은 거였다. 처음부터 10회나 12회였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수도 있는데 16회를 해야 하니까 이야기를 2부로 나누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8회까지는 누가 편지를 보냈는지에 대한 아이들의 추리, 그 이후는 요한과 아이들의 게임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다들 앞부분의 진행이 느리고 너무 어렵다고 했다. 윤수(이수혁)가 주축이 되는 서브플롯이 모두 잘리면서 더 그렇게 된 면도 있지만 내가 선택한 거니까 변명할 수 없는 일이다.
<#10LOGO#> ‘소년성’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아이들은 물론 <연애시대>의 동진(감우성)이나 <얼렁뚱땅 흥신소>의 주인공들도 몸은 어른인데 정신적으로는 덜 자란 느낌이 있었다. 어떤 면에 끌리나.
박연선 작가 : 신인배우를 캐스팅했을 때의 이유와도 비슷할지 모르겠다. 이게 맞을까 저게 맞을까 고민하는, 끊임없이 흔들리는 마음이 소년의 속성이라고 한다면 그게 제일 재미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자기감정에 대해 자기도 모르고 흔들리고, 이건 줄 알았는데 아니었고, 자기는 이렇다고 생각해서 최선을 다 했는데 아니었을 때 맨얼굴에서 드러나는 좌절, 기쁨, 동경이 늘 재미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상대에 대해서도 서툴기 때문인데 그래서 나는 고등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파워와 에너지와 갈등이 제일 재미있고 섹시하다고 느낀다.
“최치훈 캐릭터로 로맨틱 코미디를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10LOGO#> 20자 정도로 정리할 수 있는 명쾌한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그렇게 정리한다면 뭐라고 할 수 있나.
박연선 작가 : 괴물은 태어나는 것일까 만들어지는 것일까에 대한 실험, 오래된 질문.
<#10LOGO#> 그 주제에 대해 나름대로 결론을 냈다고 생각하나.
박연선 작가 : 악이 왜 태어나는 거냐고 한다면, 나는 전염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악에 관한 인자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감기에도 잘 걸리는 사람과 덜 걸리는 사람이 있듯 외부에서 병원체가 들어왔을 때 항체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겨내겠지. 하지만 계속해서 병원체가 들어오면 아무리 건강한 항체가 있다 해도 악이 될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거대한 악이 자꾸 나타나는 건 사회 전체가 전염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누군가와 갈등이 생겼을 때 그걸 직접 말하지 못하고 악의나 살의로 부글부글 끓어오르기만 하는 시스템 자체가 이미 만들어진 것 같다.
<#10LOGO#> 악이 나쁘다고 가르치는 게 아니라 지는 게 나쁘다고 가르치는 사회이기 때문에 악이 자라기 더 쉬워진 것 같기도 하다.
박연선 작가 : 그렇기 때문에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FBI 수사관이 쓴 <마음의 사냥꾼>이라는 책에 대해 누군가 ‘전국의 어머님들이 읽으면 좋겠다. 당신의 아이를 연쇄살인범으로 키우지 않기 위해 읽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 백 퍼센트 동감했다. 부모들이 아이를 의사나 변호사로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아이가 행복하게 커서 다른 사람을 해코지하지 않을 수 있도록 많이 안아주고 공정하게 대해주고 다른 아이들과 어떤 관계를 맺는 게 좋은지에 대해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아이가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버린 조영재의 엄마가 가장 나쁜 엄마인 것 같다.
<#10LOGO#> 결국 이 이야기가 끝난 뒤 일곱 명의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박연선 작가 : 마음속에 어둠이 생겨나겠지. 하지만 그렇게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아마 가장 많이 변하는 건 조영재일 거고, 가장 덜 변하는 건 최치훈일 거다.
<#10LOGO#> 결코 희망적인 결론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 모든 것이 꼭 나쁘기만 한 건 아니지 않았냐고 한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
박연선 작가 :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거나 돌아볼 여력도 없던 아이들이 나와 타인에 대해 성찰하게 될 거라는 점이다. 이를테면 영재에게 “넌 나에게 그냥 영원히 조염병인 거야. 그게 너와 나의 비극이라고”라고 말했던 은성이가 앞으로는 누군가에게 그런 식으로 잔인한 말을 하게 되지는 않겠지.
<#10LOGO#> 오랫동안 큰 애정을 쏟은 작품이 끝났다. 다음에 쓰고 싶은 이야기는 어떤 건가.
박연선 작가 : 작년 여름쯤 생각해 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제목은 야구 용어로 <스트럭 아웃 낫 아웃>으로 하고 싶었는데 쉽게 표현하면 <난폭한 로맨스>다. 이 드라마를 통해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어른들도 꿈을 갖고 있어야 하고, 꿈이 없으면 누구도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거다. 로맨틱 코미디이면서 액션 멜로 같은 걸 해 보고 싶다. 미스터리가 조금 들어가긴 하는데, 정말 조금이다. 이번엔 아주 대중적으로 갈 거다. (웃음)
<#10LOGO#> 혹시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캐릭터 가운데 한 명을 가지고 스핀오프를 쓴다면 어떨까.
박연선 작가 : 최치훈 캐릭터로 로맨틱 코미디를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여동생 둘이 평범하고 화목하게 사는 집안인데 최치훈은 이 가족 안에서 굉장히 이질적인 존재지만 가족들은 이 아이를 그 자체로 사랑하며 키운 거다. 그래서 천재로 태어나 자기를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나 관심 없이, 어떤 무리에 속하지 않고 살아오면서 그걸 특별히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고 자라온 이 아이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라면 재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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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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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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