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홍종현)의 한쪽 눈은 부어서 피딱지가 앉았고, 치훈(성준)은 정강이에 엉성한 부목을 댔다. 누가 그랬을까? 살인마 김요한(김상경)? ‘조염병’ 조영재(김영광)? ‘미친 미르’ 강미르(김현중)? 아니면...‘학부형이 뽑은 사위 삼고 싶은 학생 1위’에 빛나던 박무열(백성현)? 모든 컷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지만 대신 누가 어떤 일을 저질렀느냐에 대해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기도 한, KBS <화이트 크리스마스> 7부 촬영 현장이다. 강원도 촬영을 마치자마자 수원 세트로 넘어와 바로 촬영을 재개하는 강행군에 지친 김상경은 “나 이번 신 끝나고 쓰러질 거야”라며 귀여운 협박을 해 보지만 “그럼 이 드라마 끝나요?”(스태프) “김요한이면 쓰러지면서 ‘내가 이겼어...’ 하겠네”(김용수 감독) 라는 덤덤한 반응에 결국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좁고 어두운 기숙사 입구에서 한참을 대치하는 신 촬영을 마치고 잠시 휴식 시간, 극 중에서는 개와 고양이, 톰과 제리 같은 관계인 김영광과 이솜이 나란히 앉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자 불타는 듯 빨간 머리카락이 100m 밖에서도 눈에 띌 법한 김현중이 슬슬 다가와 김영광에게 헤드락을 걸며 장난을 친다. 물론 뛰는 ‘조염병’ 위에 나는 ‘미친 미르’ 있는 드라마에서와 달리 둘의 격투기 승부는 박빙, 어느새 김현중은 주머니에서 비타민C를 꺼내 주위에 돌리는 ‘귀요미르’로 변신한다. 촬영은 밤을 넘어 새벽을 향해 가지만 이 훈훈한 수신고 학생들과 함께라면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밭도 매캐한 공기 가득한 세트장도 런웨이 부럽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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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최지은 five@
10 아시아 사진. 이진혁 eleven@
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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