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리비아 무아마르 카다피가 19일(한국시간)반군 거점인 벵가지 진격을 선언하고 투항할 것을 최후 통첩한 직후 리비아 상공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국가들이 군사조치를 위한 행동에 사실상 착수했다. 이르면 19일 중에라도 작전이 시작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이번 주말과 내주 초 사이에 본격적인 개입이 시작될 수도 있다.
국제사회의 리비아 개입 결단은 카다피군의 승리가 코앞으로 다가온 순간에 이뤄졌다. 카다피군은 우세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반정부군을 밀어붙여 반정부군의 거점이자 마지막 보루인 벵가지의 턱밑까지 다가갔다. 카다피 친위군은 로켓과 대포, 탱크, 전투기 등 압도적으로 우세한 화력을 동원해 반군을 궤멸시키기 직전에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 외교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카다피가 17일 벵가지로 진격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미국이 마냥 시간을 늦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시간이다.
국제사회가 얼마나 신속하게 행동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리비아 정부 측의 `정전 선언'과는 별개로 나토가 유엔 결의 직후 리비아에 대한 구체적인 군사개입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상주대표부 대사급 회의를 열었으나 비행금지구역 시행 준비가 됐음을 확인했을 뿐 세부 방안이나 추가 조처에는 합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질적 행동'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수세에 몰린 반정부군도 버틸 힘마저 남아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카타피가 본격적인 벵가지 공격에 들어간다면 국제사회가 손을 써보기도 전에 반정부군이 무너질 수 있다.
안보리 결의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지휘하는 리비아 정부권의 제공권을 박탈하는 조치다. 이를 위해 미군은 F-22, F-16 전투기를 비롯한 홍해상에 있는 미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가 수에즈 운하를 넘을 수 있도록 준비 중이고, 그리스 크레타섬 인근에는 미해군 강습상륙함 키어사지호가 대기하고 있다.
또 프랑스는 미라지 2000 전투기, 영국은 유로파이터 타이푼 등을 투입할 것 보인다. 연합군 전투기가 출격하는 군사작전 거점은 리비아 영토에서 가장 가까운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시고넬라 공군기지와 키프로스 등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리비아군의 공군력도 만만치 않다. 리비아 공군은 31곳의 지대공미사일 기지를 보유해 중동에서 두 번째로 강한 공군력을 보유하고 있다. 연합군이 잘못 덤볐다가 큰 코를 다치기 쉽다는 것이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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