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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계 10주기…아! 정주영] 無를 밀어내다 - creative front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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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계 10주기···정주영을 다시 만나다
無자본·無기술서 일궈낸 맨손신화
강한 개척정신이 아산의 저력 키워
"누구라도 나처럼" 기업 초월한 멘토


[타계 10주기…아! 정주영] 無를 밀어내다 - creative frontier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일러스트= 이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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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1989년 1월 12일 처음으로 당시 소련(현 러시아)을 방문한 정주영 회장이 총리를 역임한 실력자 프리카코프 동방학연구소 소장을 만났다. 정 회장은 그에게 "한국에서 온 프롤레타리아"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갑작스런 돌발 사태로 인해 모두가 긴장했지만 정 회장은 "나는 가난한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났고 소학교밖에 못 나와 동창생이 없다"며 "노동으로 돈을 벌었기 때문에 나보다 프롤레타리아로서 더 성분이 좋은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이 말에 감동한 프리마코프는 정 회장과 사업 합작을 논의해 예상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05년 현대종합상사 출신 퇴직자 모임인 '하이코 클럽'이 발간한 '길이 없으면 길을 닦아라'에 주강수 전 현대자원개발 대표이사가 남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에회장을 떠올리며 밝힌 에피소드다.


[타계 10주기…아! 정주영] 無를 밀어내다 - creative frontier 1964년 박정희 대통령(가운데)과 정주영 회장 부부가 단양 시멘트 공장 준공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오는 21일이면 그가 우리곁을 떠난지 10년이 된다. 옛말에는 강산이 한 번 변한다지만 21세기는 10번도 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정주영'이라는 이름은 지금도 여전히 생존해 있다. 범 현대가 기업들은 아예 그를 기업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 현대를 알리는 최고의 모델은 어떤 유명 연예인도 아닌 바로 '정주영' 자신이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과 개척정신으로 현대를 창업한 그는 한국을 세계10대 경제대국으로 이끈 신화적 존재다. 하지만 1991년 10월 출간된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서 정 회장은 스스로를 "확고한 신념과 불굴의 노력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지 특별한 사람은 아니다"라고 정의 내렸다.


1946년 4월 설립한 현대자동차공업(현 현대자동차)과 1947년 5월 설립한 현대토건(현 현대건설)을 모태로 태동한 당시 정 회장의 현대 앞에 놓인 한국은 일제시대를 지나 6.25전쟁까지 발발하면서 정말 모든 것이 존재하지 않는 황무지나 다름없었다.


정 회장은 자서전에서 "한국경제에서 원칙론적으로 보면 전부 안될 일 뿐이지 될 일은 하나도 없었다. 자본도, 자원도, 경제전쟁에서 이길 만한 기술 축적도 없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다"고 전했다.


[타계 10주기…아! 정주영] 無를 밀어내다 - creative frontier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1977년 7월 자신이 보유한 현대건설 주식 50%를 출연해 아산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그런 토대에 정 회장은 현대를 통해 건설 분야를 개척했고, 조선공업을 일으켰으며, 자동차 공업의 활로를 개척했다. 인천제철(현 현대제철)을 제외한 모든 주력 계열사를 처음부터 세워 하나하나 기초공사에서부터 일일이 공장을 일으켜 세웠다. 인천제철도 완전공개입찰로 인수한 것이며, 중소기업을 사들였거나 정치적인 힘의 도움, 수의계약으로 불하받은 기업은 단 하나도 없었다.


대신 정 회장은 미국인들의 서부 개척처럼 현대인들의 힘만으로 하나하나 개척했고, 시장 확대 또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이뤄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강대국의 선두기업과 대결을 피하지 않고 겁 없이 맞섰다.


"오늘 날 온 세계 시장에서 선진국들이 다 하고 남은 일, 선진국들의 제조 능력이 모자라서 남은 부분만 찾아 공장을 짓고, 선진국들의 손이 모자라서 못 파는 지역만 찾아 물건을 팔려고 한다면 한국의 산업이 할 일은 한 가지도 없다. 선진국들은 우리가 자기들이 하고 남는 부분만 하기를 바라겠지만 남는 것도 없을뿐더러, 그래서는 절대로 발전할 수도 살아남을 수도 없다." 정 회장은 시장 개척, 경쟁을 통한 생존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현대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자 세계를 주름잡는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정 회장은 이를 진취적인 기상과 개척정신, 열정적인 노력을 쏟아부어 이룬, 정신의 힘 덕분이었다고 전한다. 이는 ▲창조적 예지▲적극 의지 ▲강인한 추진력 등을 묶은 '현대정신(現代精神)'이라는 말로 범 현대가 기업들에게 계승되고 있다.


[타계 10주기…아! 정주영] 無를 밀어내다 - creative frontier 정주영 회장이 1979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시에서 공공주택 공사 현장을 살피고 있다.


정 회장은 "종교에는 기적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경제에는 기적이란 없다"며 "신념은 불굴의 노력을 창조할 수 있다. 진취적인 정신, 이것이 현대가 이뤄낸 기적의 열쇠였다"고 전했다.


"나는 인간이 스스로 한계라고 규정짓는 일에 도전, 그것을 이루어내는 기쁨을 보람으로 오늘까지 기업을 해왔고, 오늘도 여일하게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인간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이 무한한 인간의 잠재력은 누구에게나 무한한 가능성을 약속하고 있다. 누구에게든. 무엇이든, 필요한 것은 모두 다 배워 내 것으로 만든다는 적극적인 생각, 진취적인 자세로 작은 경험을 확대해 큰 현실로 만들어 내는 것에 평생 주저해 본 일이 없을 뿐이다. 목표에 대한 신념이 투철하고 이에 상응한 노력만 쏟아 부으면 누구라도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이러한 정 회장의 가르침은 현재의 기업인들이 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반드시 되살려야 할 부분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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