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올 시즌이 무척 기다려져요."
'미녀골퍼' 홍란(25)이 칼을 제대로 갈았다. 지옥의 체력훈련은 물론 이번 겨울에는 특히 미국 전지훈련을 통해 '넘버 1'이 되기 위한 다양한 기술 샷을 연마해 비장의 무기로 장착했다. 20대 중반이지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는 어느덧 투어 7년차의 고참이 된 홍란을 이스트밸리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 아버지 때문에 '수영 대신 골프'= 11살 때 골프에 입문한 홍란, 그때까지는 수영 선수였다. 운동 삼아 시작했지만 안양시 대표선수로 선발될 정도로 재능을 발휘했다. 골프로 종목을 바꾼 건 아버지 홍춘식(54)씨 때문이었다. 홍란은 "아버지의 베스트스코어가 63타예요"라며 골프입문 동기를 대신했다.
수영선수로서의 이력은 물론 골프에도 큰 도움이 됐다. 홍란은 "심폐력과 지구력이 좋아졌고 골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균형감각도 수영이 기초가 됐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2004년(18세) 프로테스트를 가볍게 통과했고, 이듬해 곧바로 투어에 뛰어들었다. 생애 첫 우승은 2008년 KB 국민은해 스타투어 2차대회다. 그해 2승을 거두며 간판스타로 도약했고, 지난해에도 1승을 보탰다.
▲ 동양적인 매력으로 '필드의 인기녀'= 홍란은 전국에 지역별로 팬카페가 조직돼 있을 정도로 팬들이 많다. 동양적인 매력을 한껏 과시할 수 있는 외꺼풀의 예쁜 눈이 포인트다. KLPGA의 홍보모델에도 매년 단골로 선정된다. 상금순위 상위랭커 가운데 인기투표를 통해 10명만 선발하는데 이번이 3년 연속이다.
활달한 성격에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세심한 배려가 외모를 더욱 빛나게 만든다. '절세가인'은 아니지만 요즘말로 '볼매녀'(볼수록 매력있는 여자)다. 주위에서는 "의리있는 선수"라는 평가도 곁들인다. 평소에는 여느 또래들처럼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을 좋아하지만 올해는 그럴 여유도 없었다. 홍란은 "LA 인근 태미큘라는 정말 '깡시골'이더라고요"라며 "그래서 훈련 효과가 더 컸다"고 덧붙였다.
▲ 올해는 무조건 '우승 진군'= 지난해 19개 대회 중 절반에 가까운 8개 대회에서 '톱 10'에 들었지만 우승은 단 한차례였다.
평균타수 부문에서는 1위를 차지한 이보미에 0.61타 뒤져 5위로 기복 없는 플레이가 강점이었지만 매 대회 우승까지는 2%가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그래서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목표로 수립했다.
홍란은 이를 위해 "아이언을 쓸어 치는 습관을 버리고 찍어 치는 쪽으로 변화시키면서 정확도가 한결 좋아졌다"고 자랑했다.
스코어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퍼팅은 어디서나 연습한다. 하루 종일 퍼팅 연습만 하는 날도 있을 정도다. 아마추어골퍼들을 위해 "대충 툭툭 쳐도 볼은 언제나 헤드 페이스의 정중앙에 맞을 정도가 돼야 한다"는 팁도 소개했다.
절친한 사이인 서희경(25ㆍ하이트)이 올해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뛰는 등 '아메리칸 드림'에 욕심이 있을 법도 하다. 홍란은 그러나 "(나는) 아직 한국 무대가 좋다"며 "국내 대회 규모가 커지면서 오히려 한국으로 되돌아오는 선수들도 많아 이제는 여기가 세계무대나 다름없다"면서 국내 무대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 홍란의 '비장의 무기'= 클리브랜드 제품을 사용한다. 홍란은 "동계훈련에서 올 시즌 새로 출시한 모델을 테스트 했는데 전체적으로 성능이 한결 더 좋아졌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드라이버는 클리브랜드 론처울트라시리즈 가운데 '조커드라이버'라는 애칭이 붙은 SL290모델이다. 로프트 9도, 50g의 레귤러샤프트를 장착했다.
페어웨이우드는 페어웨이라이트 15도와 19도, 여기에 유사시를 대비해 하이브리드 18도짜리를 골프백에 담았다. 아이언은 CG16투어아이언, 웨지는 CG16포지드 52도와 58도다. 볼은 타이틀리스트의 2011년형 프로V1x로 바꿨다. "그동안 프로V1을 사용했는데 V1x가 스핀량이 더 늘었다"는 분석이다. 퍼팅은 스카티카메론이 책임진다.
경기도 광주=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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