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네티즌 사이에서 우리 해군의 주요전력인 독도함을 일본에 파견 보내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내 지진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대민지원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14일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주변국이 힘든 일을 당했을때 독도함을 파견해 필요한 대민지원을 돕는다면 양국 우호증진에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현지 유학생과 교민들의 생사도 모르는 상황에서 자국민을 위해서라도 독도함을 보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이 일본의 대민지원을 위해 독도함을 꼽는 것은 구호품의 수송 때문이다. 자위대 공군 기지가 위치한 서북부 센다이시는 육해공 모든 길이 폐쇄된 상태다. 이에 구호품을 난민들이 받으려면 남쪽 공군기지에서 수송기나 대형헬기가 수송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상황이 좋지 않다. 수만명의 구호품을 나르기에는 편도 300km거리 이상 비행할 수 있는 대형헬기도 부족하고 수송기를 이용하더라도 낙하시킬 지점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때 구호품과 부상자수송에 힘을 싣을 수 있는 것이 항공모함이다. 일본은 이미 미국에 로널드 레이건호와 조지 워싱턴호의 지원을 요청했다.
오후 1시현재 미국 최신예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9만7000t급)가 일본 근해에 도착했고 도쿄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橫須賀)에 기지를 둔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도 지진 피해 해역으로 향하고 있다.
미 국무부 산하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가 파견한 144명의 인명수색구조팀도 이날 도착했다. 일본은 앞서 미 항공모함에 자위대 헬리콥터의 재급유 작전과 재난지역으로의 자위대원 수송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공군 소속의 헬기 5대도 도쿄 인근 기지와 지진 피해지역을 왕복하며 구호품과 부상자 수송에 힘을 더했다.
독도함은 지난 5월 진수된 이지스 구축함(KDX-III.7천600t급) 1번 함인 '세종대왕함' 등과 함께 대양해군을 위한 주요 전력이다. 길이 199m, 폭 31m, 최대속력 23노트(시속 43㎞)로 300여 명 승조원들이 승선할 수 있고 근접방어무기체계(CIWS)와 대함유도탄을 방어할 수 있는 사거리 12㎞ 정도의 유도탄(RAM) 등을 갖추고 있다.
또한 헬기 7개와 전차 6대, 상륙돌격장갑차 7대, 트럭 10대, 야포 3문, 고속상륙정 2척을 탑재하고 최대 700여 명의 병력을 태울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의 대민지원외에도 국제사회의 손길은 이어지고 있다.
영토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러시아도 지원에 나섰다. 중국의 국제구호팀 15명은 13일 오전 전세기 편으로 베이징(北京)을 출발해 일본 하네다공항에 도착했다. 중국 홍십자회(적십자회)는 100만 위안(약 15만 달러)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고, 중일우호협회 등 민간 친선단체도 10만 위안(약 1만5000달러)을 기탁했다.
일본과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문제가 얽혀 있는 러시아는 항공병원을 포함해 항공기 6대와 구조대원 200명, 심리학자, 의료진을 대기시켜 놓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지진으로 전력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에 천연가스(LNG) 15만톤을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달 크라이스트처치 지진으로 고생한 뉴질랜드는 선발대 6명을 급파한 데 이어 13일 구조팀 48명을 보냈다. 이 밖에 영국·독일·프랑스·말레이시아 등이 구조대를 파견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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