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일본 도후쿠(東北)대지진의 피해를 입고 폭발한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가 원전당국의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방사능 수치가 다시 상승하고 방사능검출지역이 확대되는 등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 당국과 전문가들은 현 수준의 원전사고는 건강상에 위험이 낮고 원전폭발사고 영향이 완화될 것으로 말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방사성 피폭 위험성과 함께 플루토늄을 혼용한 것으로 알려진 3호기 폭발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일본은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과 제2원전 반경 20km내 주민 21만 명은 대피한 상태지만 피폭인원이 최대 190명이 됐을 가능성이 나왔고, 3호기 폭발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는 아주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다.
유엔 방사능영향과학위원회(UNSCEAR)도 "지금으로서는 건강상의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면서 사태의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건강상의 위험이 "꽤 낮다"고 평가했으며, 스웨덴 소재의 원자력발전소안전(NPPS) 기구도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제 원자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원전 폭발사고가 치명적인 방사능 유출 피해로 연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진단이 우세하다. 미국 안보 및 핵 비확산 문제 전문 싱크탱크인 카네기국제평화연구소(CEIP)의 마크 힙스 연구원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라는 전제를 깔았지만 "일본 당국이 원자로 노심 용해를 막는데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핵 전문가 리처드 웨이크 포드는 "원자로 가동이 중단돼도 원자로 노심들은 여전히 뜨겁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열은 약해질 것이며, 문제는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일부 일본내 전문가들은 원자로 폭발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3호기의 경우 심각한 상태로 파악하고 있다. 3호기는 출력규모가 1호기의 약 1.7배 정도 되는데 사용하는 핵연료를 작년 10월말부터 우라늄238과 플루토늄을 섞은 MOX라는 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우라늄을 농축한 핵연료를 쓰고 있지만 이 발전소는 두가지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 이 연료는 플루토늄을 6~8% 정도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것이 폭발할 경우에는 우라늄농축 핵연료를 사용하는 것보다 약 2배 정도 피해가 클 수도 있다는 우려다.
일본 원자력 전문가인 장정욱 마쓰야마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 같이 경고하고 "사흘 안에 규모 7정도 이상의 강진이 다시 올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이 경우 원자로가 흔들릴 것"이라면서 "진앙지가 어디가 될지에 따라서 물론 차이는 있겠으나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고 다른 원전에 있어서도(올 수 있다)"고 했다.
장 교수는 방사성물질이 치명적이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문제는 이상이 없다고 그러지만 방사성 특징은 아무리 방사성 양이 적더라도 안전하다는 기준치가 없다.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국내 환경단체인 녹색연합도 후쿠시마 3호기가 핵연료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을 혼합한 핵연료(MOX 연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 연료는 연료봉의 낮은 용융점 때문에 안전에 문제가 제기된 연료이기에 그 위험성은 1호기와 비교할 수 없다"고 했다. 녹색연합은 일본 정부가 플루토늄혼합연료 사용 여부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고 이를 한국정부에도 알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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