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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 근원인플레이션 광풍 몰아친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40초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아시아에 광풍이 불고 있다. 인플레이션 광풍이다.
저멀리 인도에서부터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거쳐 한국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발원지는 농산물 가격 상승과 국제원유값 인상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경제회복에 따른 인력수요 증대로 급등하는 인건비도 인플레이션 광풍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인플레 논쟁이 식품과 유가에서 인건비로 옮겨가고 있는 모습이다.

각국은 금리인상과 통화강세 요인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결과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경제가 회복하다 다시 고꾸라지는 더블 딥(double-dip.이중침체)를 경고한 미스터 둠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예연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번에는 근원 물가 상승=지난 몇 달간 아시아 각국은 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았다. 그런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아시아의 인플레이션 공포가 더 깊어질 것이라는 불길한 보도를 했다.

그동안 아시아에 분 인플레이션 바람은 주로 악천화에 따른 작황부진이 유발한 식품가격 급등과 중동 정정 불안에 따른 국제원유가 상승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제 과열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이로 인한 인건비 상승이 새로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값을 제외한 이른 바 '근원 물가'를 봐도 물가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게 WSJ보도다.


태국 중앙은행인 태국은행은 9일 기준금리를 2.5%로 0.25% 인상하면서 근원물가 상승을 이유로 제시해 WSJ보도는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태국의 소비자물가는 1월 3.03% 상승했으나 2월 2.87%로 상승률이 소폭 둔화됐다. 그러나 근원물가는 2월에 1.45%나 상승했다. 비록 0.5~3.0%라는 중앙은행 관리 목표안에 있기는 하지만 매우 높은 상승률이다.


태국 중앙은행은 연간 근원물가 예상치는 2~3%로 그대로 뒀지만 일반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0.5%포인트 올린 3~5%로 수정했다.


파이분 키티스리캉완 태국은행 부총재는 "근원물가는 관리목표 이내에 반드시 유지하도록 하겠다"면서 "목표치를 넘을 수도 있겠지만 감당할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인건비 상승으로 물가압력 높아진다=지난 1월에 물가가 5.5%나 뛴 싱가포르는 인건비 상승 부담에 짖눌리고 있다. 경제의 급성장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에다 저임 노동력 부족에 따른 인건비 상승이라는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일부 노동자들은 임금을 30%나 올릴 수 있다고 싱가포르 구직알선 업체인 SG 리쿠르터 그룹의 크리스 리 부장은 전했다. 예를 들어 식당 매니저는 1년여전에는 월 1800달러를 받았지만 요즘은 2500 싱가포르 달러(미화 1970달러)를 받고 있다.


그는 "노동시장은 인력부족으로 구직자 시장으로 바뀌었다"면서 "앞으로 인력부족은 대부분의 산업에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타르만 샨무가라트남 싱가포르 재무장관은 지난 2일 의회에서 열린 조세관련 토론로회에 참석, "최근의 경제 성장은 예상보다 강하다"면서 "그결과 국내 임금비용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인건비 상승은 싱가포르 경제 전체에 파장을 볼러 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이 인건비 상승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건비 상승은 싱가포르만의 현상은 아니다. 경제회복으로 취업이 잘되면서 실업률이 4%대로 떨어진 아시아 국가에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도 소득수준 향상으로 농촌으로 돌아가는 농민공이 늘면서 인력부족이 심해지고 있다.이에 따라 상하이가 4월부터 최저임금을 14% 올리기로 하는 등 인건비를 계속 올리고 있다.


필리핀은 IT인력부족으로 일부 인력들은 지난 해 임금을 20% 이상 더 올려받았다.세계은행은 태국의 경우 지난 해 말 현재 최대 10만 명의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에 따라 태국 정부는 올해 최저임금을 평균 6% 인상한 데 이어 현 정부가 계속 집권한다면 추가로 2.5% 인상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임금 전체가 오르게 마련이다.


말레이시아도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인도에서 4만5000명을 수입할 방침이다. 말레이시아 식당 소유주들은 인력 부족으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말레이시아 정부에 호소해왔다.


홍콩의 노무라 증권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수바라만은 "물가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생산을 늘려야 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의 생산력은 이미 최고수준까지 치솟은 상황이어서 여유가 별로 없다"면서 "아시아 신흥국들의 생산력은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면서 "아시아 국가들은 노동, 토지, 인프라 등의 부족 현상에 시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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