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SBS 월화드라마 '마이더스'가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밋밋한 전개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예상을 뒤엎는 짜릿한 맛을 잃은 채 너무나도 낯익은 길을 택하면서 이렇다할 '맛'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7일 오후 방송된 '마이더스'에서는 인진그룹 후계자를 놓고 유성준(윤제문 분)과 유인혜(김희애 분)의 막전막후 싸움을 그렸다.
둘째 아들 유성준은 후계자 승계가 가장 확실시 됐으나 300억원의 회사돈으로 주가를 조작,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다. 유인혜와 김도현(장혁 분)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또다른 작전 세력으로 역공, 유성준을 몰락시킨다.
유인혜와 김도현은 유성준의 검찰조사를 무마하고 깔끔하게 뒷처리한 댓가로 아버지 유필상(김성겸 분)의 신임을 얻는다. 유필상은 마침내 유인혜에게 그룹을 맡으라고 하지만 유인혜는 아버지가 해오던대로 하는 걸 바란다면 못하겠다고 베팅한다. 결국 유필상은 유인혜에게 후계자 자리를 물려준다.
'마이더스'는 특별히 스토리가 처지거나 연출이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김희애 천호진 윤제문 등 중견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로 드라마의 품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 '끄는 맛'이 없다. 드라마가 가는 길이 누구나 예측하는, 정형화된 공식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의 후계자 싸움, 주가조작과 작전세력 등은 이전 드라마나 영화에서 늘상 봐왔던 익숙한 것이다. 배경으로 깔리는 음악도 한치의 빗나감이 없다. 주가조작 때 나올 법한 긴장감 넘치는 음악, 정연(이민정 분)이 도현과 행복했던 과거를 떠올릴 때 나오는 발라드음악, 모두 공식대로다.
시청자의 입장에선 딱히 맛이 없진 않지만 왠지 손이 안가는 음식을 대하는 기분이다. 예상을 뒤엎는, 시청자의 뒷통수를 치는 기분좋은 반전이나 일탈이 없어 밋밋한 느낌이다. 과연 이런 2% 부족한 '맛'을 앞으로 어떻게 살려내 시청자들의 시선을 놓치지 않느냐가 '마이더스'가 풀어야할 숙제다.
한편 동물보호단체들이 공동성명을 내고 삭제를 요구한 김희애의 모피 장면이 이날 방송 엔딩 부분에 편집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송돼 눈길을 끌었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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