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케이블TV 리얼리티 전문채널 '리얼TV'가 올 한해 K리그 중계 고정편성 채널로 나섰다.
'리얼TV'는 오는 5일 개막하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의 올 시즌 매 라운드 2경기씩을 생중계한다고 3일 밝혔다.
이로 인해 그동안 인기팀 위주로 편중됐던 K리그 전국 중계방송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매주 K리그 중계가 고정편성된다는 점에서 축구팬들은 한 목소리로 환영의 뜻을 보내고 있다.
케이블TV계 최연소 CEO인 위성진(36) 리얼TV 대표 역시 스포츠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대감을 밝혔다. 그는 "최근 회사 입장에서 돌파구가 없어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으며 "회사에 변화와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더불어 킬러 콘텐츠의 확보 차원에서 K리그 중계를 결정했다. 어떤 면에서는 사운을 걸고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K리그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공중파나 케이블에서 K리그가 중계되면 꼭 본다. 주말에 종종 가족과 함께 서울이나 수원의 홈 경기를 보러 가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는 "K리그가 잘됐으면 좋겠다. 잉글랜드나 스코틀랜드 축구를 보면 관중이 정말 많더라. 반면 K리그는 몇몇 인기팀을 제외하면 관중동원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우리가 축구를 못하는 것도, 축구의 인기가 없는 나라도 아닌데 너무 아쉬웠다. 중계방송을 통해 K리그 저변 확대에 도움을 주고 싶다. K리그가 살아나야 한국축구도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사실 '리얼TV'의 K리그 중계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국내 최초의 리얼리티 전문 채널로서 휴먼 다큐멘터리 위주였던 기존의 틀을 깬 파격적인 결정이기 때문.
제작비 역시 기존 프로그램보다 훨씬 많이 필요했다. 반면 작년 데이터를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시청률은 오히려 안 나올 수도 있다는 예상까지 나왔다. 하지만 위 대표는 K리그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정몽규 프로축구연맹 신임 회장이 K리그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중계방송 참여를 통해 '리얼TV'와 K리그가 동반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리얼TV'가 다큐멘터리 전문 채널이지만, 색다른 킬러 콘텐츠가 필요했다. 특히 메인 광고주 대부분이 축구단을 소유한 상황에서 종합편성채널과 경쟁할 6월 이후 광고 시장에서 자리 잡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위 대표는 "사실 나는 수원 팬이고, 아들은 서울 팬이다"라며 "집에선 둘이 잘 놀다가 경기장에 가면 적이 된다"며 웃었다. 그는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박주영 선수의 팬이다. 아이가 5살 때쯤 대전의 한 호텔에 결혼식이 있어서 함께 갔는데, 엘리베이터서 우연히 만난 박주영 선수가 우리 아들을 보고 예뻐했다. 그 기억 때문에 아들은 지금도 박 선수를 좋아한다"는 뒷이야기도 밝혔다.
더불어 "아내가 아들이 공부 안 하고 축구 보는 걸 별로 안 좋아한다. 그래서 내가 몰래 아들을 위해 AS 모나코 경기를 녹화해 줄 때도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올해는 외주업체의 지원을 받아 중계가 이루어진다. 만약 올해 좋은 결과가 있다면 2012년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직접 중계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더불어 2~30대 이상의 카메라도 투입되는 EPL 중계 같이 박진감 넘치는 화면 연출에 대해서도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를 위해선 시청자와 팬 여러분의 많은 사랑이 필요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스포츠투데이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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