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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엽의 펀드브리핑]오래된 펀드가 수수료도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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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엽의 펀드브리핑]오래된 펀드가 수수료도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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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엽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 김동엽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쏴라" 라는 말로 유명한 무하마드 알리는 권투 실력도 뛰어났지만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많은 기여를 했다. 그는 1974년 조지 포먼을 상대로 한 챔피언 결정전에서 입장료에 1달러씩의 성금을 모아 아프리카의 극빈지역인 세네갈 주변에 우물을 팠다.

이 일을 유엔도 크게 환영했고, 이 우물은 '알리의 우물'로 유명해 졌다. 하지만 우물에서 물이 솟아나자 유목민이 주변을 떠나지 않게 됐다. 우물 주변에 정착한 사람들은 가축에게 초목을 뜯게 했고 나무를 베어 연료로 썼다.


이 때문에 몇 년 지나지 않아 주변 일대가 황폐해져 버렸다. 이렇게 황폐한 지역이 점점 넓어지면서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열풍이 숭숭 빠져나가는 '바람길'이 만들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대서양에서 '알리의 우물'까지 나무가 자라지 않는 곳이 생길 정도로 엄청난 자연 파괴가 일어나게 됐다. 이처럼 일을 시작할 때 의도는 좋았지만 그 일로 인한 파급 효과가 오히려 본래의 의도를 훼손하는 경우를 들어 '무하마드 알리의 모순'이라고 한다.

펀드판매 수수료 인하도 이러한 오류를 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금융감독당국은 2009년 12월 펀드 장기투자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펀드의 판매 보수를 단계적으로 인하하도록 조치했다. 판매보수 인하는 일정 기간에 걸쳐 정해진 비율로 보수를 인하하는 정율식 또는 투자자별 투자기간에 따라 판매보수를 인하하는 체감식(CDSC)으로 이뤄졌다.


이중 일반투자자들이 적립식으로 많이 가입하고 있는 주식형 펀드는 대부분 체감식을 택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체감식 보수 인하를 적용하는 국내 주식형 펀드의 판매보수는 최초 가입일로부터 1년까지 평균 1.46%, 2년 차에는 1.35%, 3년 차에는 1.23%로 순차적으로 낮아지고, 4년 이상 유지한 펀드는 평균 1%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렇게 판매보수를 인하하게 되면 펀드에 장기 투자하는 사람에겐 유리하지만 펀드를 자주 옮겨 다니는 투자자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반면 판매자 입장에서는 오래된 펀드보다는 신규로 판매한 펀드에서 더 많은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자칫 오래된 펀드 관리는 소홀히 하고 신규 판매에만 주력하거나 기존 펀드 해지한 다음 신규 펀드로 유도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수수료를 낮춰 펀드의 장기투자문화를 확산하겠다는 처음 의도와는 달리 잦은 매매로 인해 투자자는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현명한 펀드 투자자라면 장기간 투자했던 펀드를 해지하고 새로운 펀드로 옮겨 타려고 할 때 투자 성과와 함께 수수료도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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