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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엽의 펀드브리핑]'매월 분배형 펀드' 한국서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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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엽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


[김동엽의 펀드브리핑]'매월 분배형 펀드' 한국서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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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 사회 일본에선 '매월 분배형 펀드'가 인기다. 매월 분배형 펀드는 목돈을 맡겨 둔 다음 다달이 수익금과 원금 중 일부를 배당으로 받아가기 때문에 '용돈 펀드'라고도 불린다. 모닝스타재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자금이 순증된 상위 20개 펀드가 모두 매월 분배형로 나타났다. 아직 국내 시장이 수익을 분배하는 형식보다는 목돈을 만드는 적립식 중심인 것과 비교되는 현상이다.

매월 분배형 펀드가 인기를 끄는 것은 고령화와 관련이 깊다. 일본은 60세 이상 가구가 전체 금융자산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이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분배형 펀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도 인기 몰이에 한 몫 했다.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에 지친 일본인들에게 비교적 안정적이면서 높은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분배형 펀드에 호감을 가지게 된 것이다.


매월 분배형 펀드 내에서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처음 일본에 분배형 펀드가 도입될 당시만해도, 보수적인 일본 투자자들의 성향에 맞춰 주식보다는 대부분 선진국 국채에 투자하는 펀드가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펀드간에 분배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다 많은 분배금을 지급하기 위해 신흥국 채권이나 투기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특히 요즘은 투자자가 사전에 선택한 외국 통화로 해외 채권에 투자하는 '통화 선택형 펀드'가 인기다.

매월 분배형 펀드의 인기가 지속되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언뜻 보기에도 복잡한 상품 구조와 해외투자에 따른 위험을 투자자들이 제대로 알고 있느냐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금융리테라시(金融リテラシ―)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매월분배형펀드 투자자의 60%가 자신이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배금을 예적금에 붙는 이자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도 문제다. 분배금은 크게 운용실적에 따라 나눠주는 '보통 분배금'과 원금을 빼주는 '특별 분배금'으로 나뉜다. 따라서 운용실적이 나쁘면 특별분배금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최근에는 펀드간에 지나친 분배금 경쟁으로 원금을 떼서 분배금으로 지급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먹이가 없을 때 자기 다리를 뜯어 먹는 낙지와 비슷해서 분배형 펀드를 '낙지 펀드'라고 비아냥 거리기도 한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매월분배형 펀드가 인기를 끌 수 있을까? 당장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금리도 높은데다 아직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 진입까지는 어는 정도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단카이 세대(1947~49년생)가 본격적으로 은퇴하면서 매월 분배형 펀드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처럼, 우리나라도 베이비부머 세대(1955~63년생)가 정년을 맞아 은퇴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분배형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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