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은지 기자]김규리는 이중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배우다. 도도한 새침데기같아 보이다가도 대화를 나눌 때면 목젖이 다 보이도록 웃어 보인다.
영화 '사랑이 무서워'를 통해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 김규리를 만난 후 '참 매력적인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매력적이다라는 말 밖에는.
▲ 사랑은 하고 싶은데 아직은 무서워요
'사랑이 무서워'에서 김규리는 매출 1위를 자랑하는 홈쇼핑계의 완판 모델 소연 역을 맡았다. 영화 속에서도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 이미지를 물씬 풍겼지만 사실은 여리디 여린 천상여자였다. 김규리와 닮은 구석이 있었다. 아직은 사랑이 무섭다고 말하는 그, 그렇다고 사랑에 상처가 있는 건 아니다.
"사랑은 항상 하고 싶어요. 사랑이 무서운 것은 지금 사랑을 하고 있지 않으니까, 상상만 하고 있으니까 겁부터 나는 것 같아요. 옛날에는 불꽃같이 정열적인 사랑을 원했는데 지금은 안정적이고 편안한 그런 사랑을 하고 싶어요. 저를 많이 챙겨줄 수 있는 그런 남자. 하지만 이것도 제 생각에 불과하죠. 어떤 사람을 만날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영화 속 소연은 자신을 버리려는 남자에게 독설을 쏟아낸 뒤 쿨하게 돌아선다. 하지만 그 상처는 금방 지울수 없는 여린 마음을 가졌다. 그 역시 인터뷰를 위해 만나기 전까지는 사랑도 쿨하게 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사랑을 할 때 쿨한 스타일인가, 핫한 스타일인가'라는 물음에 "쿨하게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을 뜻하는지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때로는 쿨하게, 때로는 핫한 것이 김규리의 사랑인듯 했다.
"쿨하다는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절 떠난다고 했을 때 '그래? 잘가'라고 하는 것이 쿨한 것이라면 전 쿨한 여잔가 봐요. 하지만 사랑이 끝난 뒤 혼자 많이 아파하는 편이에요. 사랑뿐만 아니라 뭐든 열심히 하려고 노력해요. 사랑도 열심히. 그렇다보니 사랑으로 인해 생긴 자리를 채워나가는 시간이 오래 걸려요. 손으로 정성스럽게 천천히 채우는 스타일이죠."
▲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지만 아직은 연기가 좋아요
자상하고 따뜻하고 배려심 많은 남자는 모든 여자들의 이상형일 것이다. 김규리 역시 그런 사람을 찾고 있지만 진짜 이상형은 '나만 사랑해주는 남자'라고 했다. 하지만 아직은 사랑보다 연기가 좋다고 말하는 욕심 많고 열정적인 배우였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연애하고 결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직은 일이 좋고 연기가 좋고 재밌어요. 연애를 하고 싶어서 레이더를 세워 찾기 보다는 일을 하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게 행복한 것 같아요. 욕심을 더 내보자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남자기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정도죠."
인터뷰를 하면서 김규리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이 있었다. 바로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것. 아직 미혼이지만 '사랑이 무서워' 속에서 보여준 모성애도 엿 볼 수 있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임창정은 김규리에 대해 "여전사 같은 사람이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정의로운 것이 좋아요. 약한 사람을 보면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약간의 모성애 같기도 해요. 약한 사람은 보호해주고 부족한 부분은 감싸주고 싶죠. 또 강한 사람은 강하게 대해줘야죠. 사회적으로 힘도 있고 발언권도 큰데 주위를 잘 보살피고 둘러보는 사람을 존경해요."
한편 '사랑이 무서워'는 평소 짝사랑하던 톱모델 소연(김규리 분)과 영문도 모른 채 하룻밤을 보낸 속없는 남자 상열(임창정 분)의 반품불가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3월 10일 개봉 한다
스포츠투데이 이은지 기자 ghdpssk@
스포츠투데이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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