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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INTERVIEW] "가끔 진상 짓도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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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INTERVIEW] "가끔 진상 짓도 하세요" 하지현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건국대학교 의대 교수로 재직중인 그는《당신의 속마음》, 《도시 심리학》을 발표한 베스트 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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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하지현 박사의 소통&공감' 하지현 지음 / 궁리 / 1만3000원


파우스트가 지금 한국에 태어났다면 꼭 하지현 교수(건국대 의대)의 모습을 하고 태어났을 것이다. 최신 유전학부터 격투기까지 아우르는 박학, 끝없는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3000여권의 장서. 신경정신과의를 직업으로 택한 까닭도 여러 지식을 배울 수 있어서라고 했다.

하 교수가 회사 조직 내 인간관계를 분석하고 조언하는 '하지현 박사의 소통&공감'(궁리)을 내놨다. 하 교수는 이 책에서 '이 인간 왜 저래'하는 생각이 드는 특이한 성격의 상사나 부하 혹은 동료의 심리를 분석하고,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맞춤형 처방전을 내린다. 이 책은 그럼으로써 조직에서 생존하는 법을 알려주고자 한다.


21일 건국대 병원 820호 교수 연구실에서 만난 하 교수는 이같은 방법을 써서 조직에서 살아남는 타입을 두 가지로 정리했다.

"조직에서는 두 가지 타입의 성격이 살아남습니다. 아랫사람을 혹사시키고 비열한 짓도 주저않는 독사형. 말없이 지내지만 적이 없는 무색무취형"


독사형은 자기중심적이다.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죄책감도 없다. 나중에 높은 자리에 올라가서는 정정당당히 업적을 쌓아올렸노라고 하지만 사후적 포장이 뿐이다. 반대로 무색무취형은 재미가 없다. 조용하게 숨어산다. 그래서 적이 없다. 이런 인물은 결정적일 때 어부지리로 자리를 꿰찬다. 독사가 못 되는 보통 직장인들이라면 조용히 살아야 생존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상사, 동료, 부하 직원은 독사의 먹이감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하 교수는 "독사가 먹기 어려운 사람이 되라"고 충고했다. 건드려서 별로 좋을 게 없는 사람으로 포장하라는 말이었다. 하 교수는 이렇게 요약했다.


"가끔은 진상 짓을 하세요. 맨날 하면 문제가 있겠지만. 뒷배경이 있으면 가끔 흘리기도 하고요"


하 교수는 쑥스러운 듯이 조심스럽게 말하면서도, 이런 처방을 내놓을 때는 눈을 크게 떴다.


"하 교수님은 어느 타입인가요? 독사인가요? 무색무취형인가요?"
"저는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조직에 속해있지 않고 전문직이다 보니까 좀 다른데..독사형과 무색무취형은 조직 내 인간관계에서 적용되는 거에요."


그러면서 '독사에게서 살아남는 법'을 집 밖에 붙은 사설 경비업체 가입간판으로 비유했다.


"부자 동네에서는 사설경비업체에 경비를 요청해요. 돈이 만만찮게 들지요. 그래서 몇달 후에 해지를 하는데, 사설경비업체에서 간판을 떼가지는 않아요. 도둑들은 간판만 봐도 침입해 들어오지 않거든요. 진상 짓은 이런 간판같은 작용을 합니다"


그렇게 해서 살아남아 리더가 됐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영이 서는가? 특히 치밀하게 짜인 조직의 리더를 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그 해답은 책에서 설명되고 있다. 하 교수는 "전체조직에서 자신의 위치를 명확히 남에게 알리는 선행작업을 하라"고 대답한다. 이른바 '가오 잡기'를 하란 의미라고 풀어준다. 옛날 민주화 운동시절 학생회장이 웬만한 일에는 잘 드러내지 않고, 간부들은 그를 영웅화하는 작업을 한 게 좋은 예다.


가오를 잡은 후에는 2인자를 두고 상당한 권한을 넘기라고 한다. 자잘한 실무는 2인자에게 넘기고, 리더는 ▲진짜 꼭 움직여야할 때 ▲ 2인자가 요청할 때만 나서는 식으로 조직을 관리하면 된다. 이 때도 리더의 상대방은 반대편 조직의 리더와 맞상대해 담판을 짓는 식으로 해야한다.


녹녹치 않은 인생이 묻어나오는 이런 '하지현식 조직이론'을 그는 연구실에서 어떻게 다듬었을까? 하 교수는 정신분석의를 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인물을 많이 만나면서 심리를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고 공을 돌렸다.


그러나 실제로 그는 벤처사업가로 활동하기도 하고, 희곡을 쓰기도 하는 등 현실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아버지가 '바보들의 행진'으로 유명한 하길종 감독이고, 큰이모가 '그리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로 시대를 채색한 전혜린씨란 점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인터뷰 끝자락에 "아버지에 대한 얘기가 왜 책에 별로 보이지 않냐?"고 물었다. 그는 스스로를 프로이트주의자로 소개했기 때문이다.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쓸 게 있나요. 그것만 갖고 자꾸 쓰는 게 이상한 거지요. 허허"

[BOOK&INTERVIEW] "가끔 진상 짓도 하세요"




박현준 기자 hjunpar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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