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2조원 상당 초대형 컨선 10척 수주

AP몰러-머스코와 세계 최대 1만8000TEU급 10척 계약
추가 20척 옵션에도 합의···옵션분 수주시 총 6조원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오른쪽)과 아이빈트 콜딩 AP 몰러-머스크 사장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 건조 계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컨테이너 1만8000개를 한꺼번에 실어나를 수 있는 총 2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크기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 수주에 성공했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AP몰러-머스크의 아이빈트 콜딩 사장과 1만8000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0척에 대한 수주 계약서에 서명했다. 이들 선박은 모두 경남 거제 옥포 조선소에서 건조돼 오는 2014년까지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척당 선가는 약 2000억원으로, 확정된 총 계약금만 한화로 약 2조원에 이른다. 양사는 확정분 10척과 함께 추가로 동급 선박을 20척 더 수주할 수 있는 옵션에도 합의했다. 옵션분까지 수주할 경우 총 프로젝트 금액은 한화 약 6조원에 달한다.

옵션을 포함한 계약 규모는 조선·해양 분야 단일 계약으로는 세계 최대 기록으로, 대우조선해양의 2011년 전체 수주 목표인 110억달러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대우조선해양의 치밀한 영업력과 차별화된 기술력, 선주와의 깊은 신뢰가 수주 성사의 밑거름이 됐으며, 한국 수출입은행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몫을 했다고 대우조선해양측은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건조하는 선박은 세계 최초로 경제성, 에너지 효율성, 친환경성을 모두 만족시킨 ‘트리플-E’(Triple-E)급 컨테이너선으로 건조된다. 길이 400m, 폭 59m로 갑판 면적만 축구장 4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크기에 길이 6m, 높이 2.5m의 컨테이너(TEU)를 최대 1만8000개 적재할 수 있다. 이를 일렬로 쌓을 경우 그 높이가 4만5000m에 달해 이는 에베레스트산 5개를 합친 높이와 맞먹는 수준이다. 같은 출력으로 더 많은 컨테이너를 운송할 수 있으며, 컨테이너당 운송비를 획기적으로 줄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킨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엔진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폐열회수장치 등 획기적인 연료절감 기술들을 도입함으로써 에너지 효율도 한 차원 끌어올렸다.

즉, 적은 동력으로 더 많은 출력을 내면서 컨테이너 1개를 수송하는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기존 ‘유럽-아시아’ 항로를 운항하는 컨테이너선과 비교해 50% 이상 감소시켜 최근 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친환경 선박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한편 이날 계약식에는 남 사장과 성만호 노동조합위원장이 동반 참석해 노사화합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생산은 물론 영업활동에도 노조가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성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노사가 화합해 납기·품질·안전 등 모든 면에서 최고 수준의 선박을 건조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는 의사를 선주측에 전달했다..

남 사장은 “이번 계약은 컨테이너선 시장의 판도를 뒤집는 기념비적인 사건”이라면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시장을 선도해 기존 액화천연가스(LNG)선과 해양플랜트를 잇는 새로운 고부가가치 수익 창출원으로 키워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