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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비준안·예금자보호법·수쿠크법' 2월국회 뜨거운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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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지난 연말 새해 예산안 강행 처리의 후폭풍으로 공전을 거듭해온 국회가 18일 정상화됐지만 갈 길은 멀어 보인다. 구제역, 전세대란, 물가급등 등 민생현안에 대한 여야간 기싸움은 물론 한·EU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예금자보호법 개정안, 이슬람채권법(수쿠크) 등 휘발성 짙은 이슈들도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험로가 예상된다.


◆한·EU FTA 비준안, 2월 국회 처리될까?

유럽의회가 17일 한·EU FTA 비준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키면서 공은 이제 한국측으로 넘어왔다. 오는 7월 1일 FTA를 잠정발효하기 위해 국회에서 늦어도 6월말까지는 비준안이 처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여야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한나라당은 조속한 처리를 주장하지만 민주당은 철저한 검증과 후속대책 마련에 방점을 찍고 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2월 임시국회 처리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회 특위를 구성해 협상 내용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먼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유기준 의원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야당 반대는 명분이 없다. 2월 국회에서 처리하는 게 국익이 도움이 된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민주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이에 "양자간 이익균형이 맞다면 반대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아직 세부쟁점은 챙기지 못했다. 전문가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모두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이와 관련, "이번 국회에서 상임위까지 처리되면, 4월 임시국회에서 최종 통과시키면 될 것"이라며 "여야가 의견이 엇갈릴 경우 표결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미 FTA 비준안은 여야간 이견차가 너무 커서 제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 위원장은 한미 FTA 비준안 문제와 관련, "미국 의회의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2월 처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예금자보호법 개정 논란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은 지난 1월 삼화저축은행에 이어 17일 부산저축은행과 대전저축은행 2곳에 대해 영업정치 조치가 내려지면서 2월 국회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사철 한나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예금보험기금 내에 공동계정을 설치해 은행과 보험, 증권 등 전 금융업권이 저축은행 부실에 공동 대응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앞서 정부와 한나라당은 지난 9일 당정협의에서 10조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해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활용하고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2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여야도 법안 상정에는 합의했지만 이견 차는 적지 않다.
배은희 한나라당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당정회의를 통해 예금자보호법 처리 등 부실 저축은행을 해결하고 서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며 " 2월 임시국회에서 예금자보호법의 조속한 처리를 통해 제2, 제3의 영업정지 사태를 방지하고 저축은행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을 발의한 이 의원은 "금융당국은 부인하지만 저축은행 부실이 몇 개 더 터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부실화 대비에 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며 "민주당은 공적자금을 쓰자는 정치공세를 일삼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자체적으로 나서겠다는데 왜 국민의 세금을 쓰느냐"고 법안 처리를 주장했다.
민주당은 공동계정 설치를 통한 저축은행 부실 해결은 미봉책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 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의원은 "저축은행 부실은 공동계정이 아닌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며 "공동기금을 저축은행 부실 정리에 쓴다는 것은 미래로 리스크를 옮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운영위원 출신인 이성남 민주당 의원은 "평가나 진단을 정확히 하고 재발방지책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예금자보호는 금융시장 안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런 식으로 빚을 내서 하는 것은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수쿠크법, 종교갈등에 표류하나?


이슬람채권(수쿠크)에 과세 혜택을 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종교갈등으로 비화하면서 처리 여부가 불투명하다. 지난 연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가 만장일치로 수크크법을 통과시켜 법안 통과가 기정사실로 여겨졌지만 기독교계의 집요한 로비 속에 묘하게 꼬여가고 있다.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도 "이슬람 자금에 대한 과도한 특혜"라며 결사반대 입장을 외치고 있다.
국회 기재위 소속 한 의원은 "지역구 교회에서 법안 처리에 반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심하다. 문자, 전화, 팩스를 가리지 않는다"며 "내년 총선을 고려할 때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실제 여야를 가리지 않고 기재위 소속 의원들은 하루 종일 지역구 교회와 신도들의 전화공세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낙선운동 카드로 압박하는 기독교계의 전방위적 로비 속에서 당초 찬성 입장을 보였던 의원들도 하나둘씩 반대로 돌아서거나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쿠크법 처리는 사실상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어 전재희(한나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과 홍진표 국가인권위원을 선출한다. 또한 성인 연령 기준을 만 19살로 바꾸는 민법 개정안 등 38개 계류 법안들을 처리한다. 이어 21일과 22일 이틀 동안 여야 교섭단체대표연설을 청취하고 23일에는 이상훈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대정부질문은 24일부터 3월 2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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