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문 수장 대대적 교체···'젊은피' 수혈 나서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비자금 조성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던 한화가 관련 수사가 일단락되자, 사장단 10명을 대폭 물갈이하는 인사로 '조직쇄신'에 나섰다.
지난 5개월간의 검찰수사로 기업 경영은 물론 대내외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은 만큼 관련 계열사 사장들에 대한 책임성 인사가 이뤄졌으며, 사장단의 평균 연령을 4~5세 낮춰 '젊은 조직'으로의 세대 교체를 선언했다.
13일 한화그룹은 ㈜한화 무역부문, 한화L&C, 대한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증권, 푸르덴셜투자증권, 한컴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10명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를 실시했다.
◆금융부문 계열사 수장들 줄줄이 하차=40여개에 이르는 그룹 계열사중 10개 수장을 교체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한화의 조직 쇄신에 대한 의지를 고스란히 반영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검찰 수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금융부문 계열사 수장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줄줄이 옷을 벗었다. 우선 비자금 의혹 사건이 한화증권 내부직원의 제보로 촉발됐다는 점에서 이용호 한화증권 대표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이뤄졌으며, 금융부문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장 교체가 단행됐다.
이용호 대표는 지난 2008년 12월 한화증권 사장으로 임명된 후, 만 3년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그룹 안팎에서는 비서실과 구조조정팀장 등을 역임하고 대한생명 인수를 주도, 그룹내 핵심인물로 꼽힌 이 대표의 해임을 조직쇄신의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이미 신년 하례식에서 "격변하는 내외부 환경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사쇄신이 필요하다"며 "지난 해 그룹의 어려웠던 환경을 새로운 발전의 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해 대대적인 인사교체를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화 고위 관계자는 "검찰 수사로 기업 경영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한 만큼 관련 계열사 사장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 조직의 흐트러진 분위기를 다잡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자는 의도"라고 말했다.
◆젊은 인재 '발탁'···세대교체 박차=한화는 이번 인사에서 이전보다 평균 4~5세 젊은 인재를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와 그룹경영기획실장으로 발탁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내외부 환경의 변화가 빠른 만큼 젊고, 도전적·혁신적인 경영진 체계를 이뤄야 한다는 김 회장의 의지가 직접 반영된 것이다.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가장 젊은 나이에 발탁된 일본법인 법인장 김종서 상무보는 67년생이며, 그룹경영기획실장에 선임된 최금암 부사장도 60년대생이다. 최 부사장은 역대 경영기획실장 중 최연소인 51세다.
한화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그간 검찰 수사로 제동이 걸렸던 신성장 동력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추진 중인 솔라, 바이오 사업 등 신성장 동력의 글로벌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또 생명보험, 손해보험, 증권, 투자신탁 등을 아우르는 한화금융네트워크를 통해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해외 진출에도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아울러 그룹 브랜드 전략 강화를 통해 검찰 수사 등으로 실추된 그룹 대내외 이미지 개선에 나선다. 장일형 신임 한컴 대표이사는 경영기획실 홍보팀장과 그룹 브랜드관리 총괄을 겸직, 그룹의 전략홍보와 브랜드정책 전반을 기획·집행하게 된다.
한화그룹은 이번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조만간 신규 임원을 포함한 계열사 임원인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인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르면 2월중 올해 경영계획 수립을 위한 경영전략회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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