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유종간 가격차이가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로 미국의 대표적인 원유인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하락하는 반면, 북해산 브렌트유는 이집트 사태로 공급우려가 제기되면서 브렌트유는 급등하면서 빚어지고 있는 일이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의 보도에 따르면 10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3월 인도분과 런던 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 3월 인도분 가격 차이가 장중 한 때 역대 최고치인 배럴당 16달러를 나타냈다며 WTI-브렌트유 가격 격차는 3개월만에 두배로 벌어졌다.
이후 WTI는 2센트 오른 배럴당 86.73달러에, 브렌트유는 1.27달러 떨어진 100.55달러에 장을 마치면서 둘 사이의 격차는 13.82달러로 줄었다.
FT는 WTI-브렌트유 가격 격차가 투자자와 트레이더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WTI 계약을 통해 유가 급등의 위험을 회피(헤지)하려는 업체들이 손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WTI는 세계 원유 선물계약의 대표적인 기준 유종으로, 그 가격은 국제 원유의 ‘시가’로서 인식돼 왔다. 황의 함유량이 낮은 반면, 옥탄가는 높는 등 품질이 좋아 통상 브렌트유나 중동의 두바이유에 비해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
그러나 미국의 원유 핵심저장시설이 위치한 오클라호마 쿠싱지역에서 원유 재고가 급증하면서, WTI는 브렌트유 등 다른 국제 원유 가격기준에 비해 저평가 됐다. WTI는 통상적으로 브렌트유보다 1~2달러 높은 가격에 거래됐지만, 지난 2009년부터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년 전 WTI를 유가 결정을 위한 가격기준에서 제외시킨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WTI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주재 미국 대사관의 외교전문에 따르면 압둘라지즈 빈 살만 사우디 석유 부장관이 “WTI 시장은 도박판과 흡사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사우디 고위 관료들은 미국 외교관들에게 “(WTI를 유가 가격기준에서 제외하고) 새로운 가격 기준을 채택함으로써 사우디가 투기적인 유가 변동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0일 유종간 가격차와 관련, “쿠싱 지역의 재고 과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따라서 현재의 가격 역전 현상은 앞으로 수 개 월 또는 수년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NYMEX의 모기업인 CME그룹은 “WTI-브렌트유 간 가격 차이는 순환적인 현상일 뿐”이라며 WTI를 적극 변호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