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애플과 리서치인모션(RIM)이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을 제치고 세계 톱 5위 핸드폰 제조업체 자리를 차지했다. 하이엔드급 스마트폰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고 태블릿이라는 새 변수까지 가세하면서 전세계 핸드폰 시장의 구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 IT시장리서치업체 가트너 발표를 인용해 2010년 전세계 핸드폰 판매가 16억 대로 31.8%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스마트폰 판매는 72.1% 증가했고 이에 따라 블랙베리 제조사인 RIM과 아이폰의 애플은 소니에릭슨과 모토로라를 끌어내리고 노키아·삼성전자·LG전자에 이어 세계 톱 5위 안에 진입했다.
애플은 2010년 4660만 대를 팔아 2009년 대비 87.2% 증가를 보였다. 애플의 글로벌 핸드폰시장 점유율은 2.9%로 나타났으며 RIM은 3.0%로 근소한 우위를 보였다.
1위 노키아의 시장점유율은 36.4%에서 28.9%로 떨어졌다. 스티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는 전일 노키아가 전례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강조하면서 시장점유율 만회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약속했다.
노키아는 로우엔드 시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 중국 메이커들에게 밀리는 한편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 OS 기반 스마트폰에 고전하고 있다. 노키아는 고유 스마트폰 OS ‘심비안’을 고집하고 있으나 애플의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는 4분기 노키아 심비안 기반 핸드폰을 판매량에서 넘어섰다. 하지만 오랫동안 심비안이 스마트폰 OS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상당수의 심비안 스마트폰이 팔렸기에 연간 전체 판매량에서는 여전히 심비안이 다소 많은 상태다.
노키아는 이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S 역시 윈도우모바일 OS가 사실상 사장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윈도폰7’으로 반격을 노리고 있으나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불확실하나 두 회사는 소프트웨어 부문 제휴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동맹’이 성사될 경우 새로운 강자 애플과 구글에 맞서 과거의 ‘적’이었던 노키아와 MS의 연합전선이 형성되는 셈이다.
캐롤리나 밀라네시 가트너 연구부사장은 스마트폰 시장 변동 속에 태블릿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RIM이 새 태블릿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애플-구글의 구도에서 RIM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태블릿 시장이 급성장하고 업체간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2011년 핸드폰 시장은 부품 공급 부족 등의 요인으로 전체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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