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강압적 교육에 의경 투서..조현오 경찰청장 긴급 감찰 후 전격 경질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경찰 간부들이 '의경 기피증'을 호소하고 있다. 한 경찰서장이 의경들에게 반말과 강압적인 태도로 교육을 했다는 이유로 전격 경질됐기 때문이다.
10일 인천경찰에 따르면 인천의 한 경찰서 A 서장이 지난 9일자로 전격 경질됐다. A 서장이 경질된 이유는 다름 아닌 같은 경찰서 소속 한 의경의 이메일 투서때문이었다.
이 의경은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최근 A 서장이 서내 의경들을 모아 놓고 교육을 하면서 반말에다 강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며 "A 서장이 부임한 후 의경들이 겁이 나서 일을 못하고 있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이메일을 본 조 청장은 9일 경찰청 감찰팀을 해당 경찰서로 급파해 의경들을 일일이 불러 개인 면담 조사하는 한편 A서장과 의경 담당 부서 간부를 상대로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한 후 A 서장을 전격 경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서장의 경질에 대해 경찰 주변에선 "최근 잇따라 불거진 의경 폭행·가혹행위 관련 사건과 관련해 안팎의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과 함께 "앞으로 의경을 상전으로 모셔야 하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경찰 한 관계자는 "의경을 때린 것도 아니고 교육 과정에서 반말을 한 것 정도로 경찰서장을 경질하면 앞으로 어떻게 의경을 관리하라는 거냐"며 "의경들을 인격적으로 대하라는 취지겠지만, 간부들 입장에선 의경들이 대놓고 반항하거나 복무를 게을리 해도 다루기 힘들게 됐다"고 호소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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