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경 기자] 영국 정부가 8일(이하 현지시간) 금융기관의 이익에 대해 부과하는 은행세율을 상향조정하겠다고 발표하자 은행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8일 올해(2010-2011) 회계연도 은행세율을 당초 결정된 0.05%에서 50% 높여 0.075%로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2010-2011회계연도는 오는 3월까지며, 따라서 은행들은 이 기간 결산 이익에 대해 증액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은행세율 조정에 따라 영국 정부의 은행세수입도 17억파운드(약 3조원)에서 25억파운드(약 4조4000억원)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은행가의 고액 상여금 지급에 대한 국민의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MF글로벌 증권의 사이먼 모건 애널리스트는 "정치적 이유로 은행권을 규제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조치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분기 영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바클레이스은행이 밥 다이아몬드 최고경영자(CEO)에게 900만파운드(약 160억원)의 상여금을 지급하는 등 영국 은행권이 상여금 잔치를 벌이는 것에 대해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영국 은행가는 갑작스러운 조치라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금융업계는 이번 조치로 은행들의 비용이 1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은행권이 추진중인 '프로젝트멀린'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다. 프로젝트멀린은 은행이 대출을 늘리고 임직원의 급·상여를 줄이는 대신 정부가 은행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논의하는 정부-은행권 간 협력 방안이다.
은행가들은 "'평화협상'을 하는 이상한 방식", "막판에 이런 조치를 내놓는다면 어떻게 협력하겠나"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세율 인상이 은행 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런던주식시장에서 은행주들은 세율인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상승했다.
김민경 기자 sky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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