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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잇따른 자연재해…금리정책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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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천연광물 자원의 보고 호주가 잇따른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상 최악의 물난리와 초대형 사이클론에 이어 대형 산불까지 발생하자 호주 정부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7일(현지시간) 호주 서부 퍼스 인근에서 지난 5일 밤부터 대형 산불이 발생해 41가구가 완전히 파괴되고 19채가 파손됐으며 시속 70km 강풍으로 불길이 북부지역까지 번져 주민 수백 명이 긴급 대피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콜린 바넷 서호주 총리는 산불이 휩쓸고 간 퍼스 인근을 재해 지역으로 선포했다. 바넷 총리는 "재해선포지역은 연방정부와 주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앞서 발생한 폭우와 태풍으로 70억호주달러(한화 7조7000억원상당)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집계했으며 피해 복구를 위해 약 20억호주달러(200억3000만달러)를 주정부가 지원할 예정이다.

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는 피해복구액을 마련하기 위해 '홍수세' 방안을 검토하는 등 정상화에 촉구를 기울이고 있지만 잇따른 태풍과 산불 피해로 경제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다각화 돼 경제전망 및 금리 정책 시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웨인 스완 부총리겸 재무부장관은 "지난해 말부터 이달 초까지 퀸즈랜드주를 강타한 폭우와 태풍으로 석탄 및 농산물 수출이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스완 부총리의 마이너스 성장 언급은 폭우 피해 발생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호주 정부는 폭우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해 왔다.


이에 따라 호주중앙은행(RBA)의 금리정책도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다. 홍수, 태풍 피해로 경기가 급감해 금리 인상을 자제해야 하는 상황과 물가상승 영향으로 금리인상이 동시에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RBA는 금리를 동결했다. 퀸즈랜드의 물난리로 석탄, 철광석 등 원자재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수출전선에 이상이 생긴데다 천재지변으로 어려움을 겪는 호주 시민에게 금리를 올리는 것은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홍수와 사이클론이 잇따라 강타한 호주에서는 바나나를 비롯한 농산물 작황 피해가 발생해 식품 가격이 오르며 물가상승 압력이 가중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대형산불까지 더해지면서 향후 RBA의 금리 결정은 또 한번의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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