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최고의 게임과 베가번스의 전설 등 '잔잔한 재미'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영화로 보는 골프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장장 9일에 걸친 긴 설 연휴에도 골프를 잊을 수 없는 이들을 위해 몇 편의 골프영화를 추천한다. 골프를 줄거리로 한 영화는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는 않다.
하지만 이미 오래 전에 개봉한 작품들도 골퍼에게는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고 공감할 수 있는 영화들이다. 당시 사용됐던 클럽과 의상, 골프장 모습이 고스란히 재연돼 있다는 점도 반갑다.
2005년 개봉작인 '지상최고의 게임'은 아마추어골퍼 프란시스 위멧의 이야기를 다룬 실화극이다. 생활 형편이 어려운 위멧은 골프장 캐디로 일하다가 돈 많은 골퍼의 눈에 띄어 후원을 받게 되고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위멧은 그러나 1913년 US오픈에서 캐디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다가 할수없이 10살짜리 친구 동생을 대동하고 출전한다. 하지만 자신의 우상이자 전설적인 골퍼 해리 바든을 물리치고 챔피언에 오르는 '드라마틱한 우승을 차지한다. 위멧은 실제 1944년 명예의 전당이 처음 세워졌을 때 이름을 올린 네 명 중 한명이다.
2001년에 제작된 '베가번스의 전설'은 톱스타 윌 스미스와 맷 데이먼이 출연해 화제가 됐다. 1930년대 미국 남부 도시 사바나가 배경이다. 사바나의 골프영웅 래널프 주너는 백만장자의 딸 아델과 사랑에 빠지지만 1차 세계대전으로 헤어진다. 아델은 그러자 아버지의 골프장을 재건하기 위해 당대 최고의 선수인 월터 하겐과 보비 존스를 초청해 1대1 골프대회를 개최한다.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틴컵'은 1996년에 만들어졌고, 케빈 코스트너가 열연했다. 아마추어 골프계의 기린아였던 로이 맥보이는 프로테스트에 탈락하고 시골골프장에서 레슨프로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때 마침 레슨을 받으러 찾아온 동네 의사 몰리 그리스 올드는 더욱이 잘 나가는 프로골퍼이자 자신의 라이벌이던 심슨의 애인이다. 맥보이가 그녀를 얻기 위해 US오픈 출전을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스토리다.
역시 1996년 개봉작인 '해피 길모어'도 대표적인 골프영화다. 다혈질의 말썽꾼 해피 길모어는 프로 아이스하키 선수를 꿈꾸는 평범한 청년이었지만 우연히 골프채 한 번 휘두른 것이 인연이 되어 규칙도 모른 채 선수가 되고 오로지 돈을 위해 대회에 나선다.
샷은 엉망이지만 400야드가 넘는 장타가 관중들을 매료시키고 운 좋게 승승장구한다. 그러다가 한 대회에서 유력한 우승후보의 음모에 휘말리는 시련을 겪는다. 국내 영화로는 김승우와 하지원이 주연한 '역전에 산다'가 있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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