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센터장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필요한 건 알겠지만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착한기업으로 표현되는 지속가능경영을 바라보는 중소기업의 시선이다. 김동수 지속가능경영센터장은 이런 입장에 일침을 가한다. 중소기업도 예외일 순 없다는 것이다.
31일 서울 종로에 위치한 한국생산성본부 본사에서 만난 김 센터장은 "중소기업이라고 대기업과 다르지 않다"며 "대기업과 동일한 조건의 사회적 책임(CSR), 지속가능경영이 요구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중소기업의 여력이 대기업보다 부족함을 인정한다. 그는 "중소기업의 자원역량이 대기업보다 부족하고 그래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가 중소기업에게 지속가능경영을 강조하는 것은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현대차는 전 세계에 수출되는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해 만든 제품인지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전 세계 소비자들이 그런 요인들을 고려해 구매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에 납품하는 2, 3차 관계사들도 지속가능경영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이다. 그래야만 최종 제품이 인권을 중시하고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 즉 착한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김 센터장은 대기업 관계사 말고도 해외로 직접 수출하는 기업, 해외에 생산기지를 갖고 있는 기업 등은 지속가능경영에 보다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나쁜 제품은 구매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착한소비가 점차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현재 일부 중견기업 위주로만 지속가능경영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10인 이하 사업장에 가면 아직 사회적 책임에 대한 개념정립도 미약한 상황"이라며 "정부와 유관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이 중소기업에게 특히 강조하는 지속가능경영 요인은 인적자원관리(HRM)다. 대기업에 비해 인재의 중요성을 덜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중소기업은 조직원을 단지 근무하는 직원으로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대기업은 직원을 넘어 인적자산으로 평가한다. 뛰어난 인재라면 해외에서라도 채용해 오는 이유다. 중소기업도 인재와 회사의 동반 성장을 꾀해야 한다."
그렇다면 지속가능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 센터장은 "당장 할 수 있는 쉬운 일부터 하나씩 실천해 가면 된다"고 조언했다.
"중소기업은 자원과 돈이 부족하니 규모가 크고 장기적인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런 곳은 직원 복리후생 같은 당장 실천 가능한 부분부터 개선해 나가면 된다."
그는 일례로 본IF를 언급했다. 본IF는 '본죽' 등으로 유명한 프랜차이즈 업체다. 김 센터장은 "본IF는 화학조미료를 안 쓴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며 "작은 개선으로 많은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고 있는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소비자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착한기업 제품만 구매하겠다는 착한소비가 필요하다"며 "궁극적으로 착한제품을 만들지 않는 기업은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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