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기업 따뜻한 비즈니스 <7> 유통업계 '착한' 바람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 지난 2006년 1월, 세계적인 록그룹 유투(U2)의 보컬 보노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 경제 포럼에서 아프리카의 에이즈 확산을 막기 위한 '레드(RED) 캠페인'의 시작을 알렸다. 그는 긴급 상황을 의미하는 '레드'의 이름 아래 빨간색 레드 마크가 표시된 제품의 판매 수익을 모아 아프리카 에이즈 퇴치를 위한 교육과 의료활동을 펼치자고 역설했다.
소비자는 RED라고 표시된 제품을 구입하면 최대 50%까지 기부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모인 기부금은 지금까지 1억4000만 달러가 넘으며 전액 가나, 스와질랜드, 르완다, 잠비아 등 500만명의 고통받는 아프리카인들을 위해 사용됐다.
현재 이 캠페인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모토로라, 나이키, 스타벅스, 갭, 아르마니, 컨버스, 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등이 참여하고 있다. 또 조지 부시, 빌 게이츠, 오프라 윈프리, 스티븐 스필버그 등 각계 명사들도 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유통업계에서 '착한 기업'이라 하면 곧 '착한 소비를 이끄는 기업'을 말한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서는 지금의 소비와는 구별되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점점 착한 소비, 아름다운 소비에 대한 인식과 참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국내 식품 및 유통업계에서도 환경적으로 아름다운 지구를 만드는 소비, 모든 계층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소비, 아름다운 가치를 창조하는 소비 등 '착한 소비'는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기업답게 특히 '여성'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이에 특화된 사회 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유방암 환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 여성 암환자들의 외모가꾸기를 통해 자신감과 재활의지를 높이는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캠페인', 저소득층 여성 지원을 위한 '아름다운 세상 기금', 국제결혼 이주여성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 등은 모두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들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진정으로 여성을 위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고객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이미지가 중요한 화장품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획득한 브랜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제품판매에서도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갖게 됐다.
또 롯데백화점은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환경가치경영'을 선포하고 친환경 상품과 에너지 절약형 시설을 도입해 산업 전반의 친환경화를 선도하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에서 실시하고 있는 2차 포장재를 안쓰는 '포장재 줄이기 캠페인', '비닐 쇼핑백 안쓰기 캠페인'은 '착한소비'의 주요한 실천방식이다. 또 소비 금액 일부를 지역 사회에 환원해주는 '지역단체 마일리지 제도'도 소비가 지역 사회봉사단체에 기부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착한 소비'라고 할 수 있다.
G마켓은 지난 2005년부터 굿네이버스, 어린이재단, 유니세프한국위원회 등 NGO 단체들과 함께 '100원의 기적' 캠페인을 진행해 현재까지 1600만 건(16억원) 이상의 클릭 후원금을 모았다. 이를 통해 탄자니아에 어린이 의약품을, 저소득 가정에는 난방비를 지원하고 아이티 대지진 당시에는 피해 어린이를 돕기위한 긴급 구호 활동을 진행했다.
이처럼 착한 소비를 통한 나눔은 단순한 자선이 아니라, 기업과 사회 그리고 소비자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커뮤니케이션을 실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단순한 구매 행위를 통해 누군가와 가치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의 가치를 더욱 인정받을 수 있다.
또 기업은 지속적인 경영이 가능한 하나의 집단으로 인정받고, 이러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통해 제품과 서비스 판매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미래 경영시스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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