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DNA염기쌍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복구할 때 DNA 효소가 어떻게 특정 위치를 찾아내고 신호를 전달하는지에 대한 오랜 의문을 국내 연구진이 풀었다. 이에 따라 DNA 염기쌍 오류로 발생하는 유전성 대장·직장암, 유방·난소종양 등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평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31일 포스텍 이종봉 교수팀과 반창일 교수팀,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리차드 피셸(Richard Fishel) 교수팀이 DNA와 DNA 오류 복구에 참여하는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 및 단백질의 움직임을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수준에서 실시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DNA를 복제하거나 재조합할 때 DNA에서 염기쌍 오류(mismatch)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오류는 돌연변이로 이어져 세포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고 암세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몸에는 DNA 오류를 자동적으로 복구하는 시스템이 존재하는데, 오류 염기쌍을 찾는 단백질(MutS)이 어떻게 30억 개의 염기쌍들 중에서 잘못된 하나의 염기쌍을 찾아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그간 연구자들의 오랜 숙제였다.
연구팀은 전반사 형광 현미경을 이용한 물리학적 연구분석과 DNA 및 단백질에 대한 생화학적 조작을 통해 우리 몸의 DNA 염기쌍 오류 복구 시스템을 단일분자 수준에서 연구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물리학과 생화학의 융합연구 성과인 셈이다.
이종봉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간 해결하지 못했던 DNA 염기쌍 오류 복구 메커니즘을 단일분자 수준에서 밝힐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DNA 염기쌍 오류 복구 실패로 발생하는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데 공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스트럭처럴 몰레큘러 바이올로지(Nature Structural & Molecular Biology)’ 30일자(현지시각) 온라인 속보로 게재됐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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