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정부가 연 초 부터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식히기 위한 규제에 나섰다. 주택 공급을 늘리는 대신 2주택 구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투기를 막겠다는 포석이다.
중국 국무원은 26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2번째 주택 구입 시 내야 하는 계약금 비율을 전체 집값의 50%에서 60%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또 2주택 구입자에게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시중 대출금리 보다 10% 이상 높게 책정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 정부에는 합리적인 수준의 2011년 부동산 가격 목표를 설정하고 1분기 말까지 공시하라고 주문했다. 각 지역의 1인당 소득수준, 주택 구입 능력 등을 고려해 지역별로 서로 다른 수준의 부동산 가격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투기 움직임이 강하게 포착되고 있는 일부 지역의 부동산 매매도 제한하기로 했다. 해당 지역 거주 주민은 주택을 2채 까지 소유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을 사는 것은 제한되며 해당 지역 비거주자의 경우 주택을 1채만 소유할 수 있게 했다.
연 초부터 정부가 부동산 시장 규제책을 발표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최근 주식 시장을 중심으로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 발표가 임박했다는 소문 뿐 아니라 금리인상,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 같은 긴축 조치들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들이 떠돌면서 불안감이 조성됐었기 때문이다.
홍콩 소재 다이와캐피탈마켓의 대니 바오 애너리스트는 "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부동산시장 정책을 펴고 있다"며 "중국 내륙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부동산 투기 움직임을 정부가 강력하게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은 이미 주택시장이 통제권 안으로 들어온 연안 도시 보다는 빠르게 투기 세력이 늘어나고 있는 내륙 지역을 주요 타깃으로 한 것"이라며 "정부는 개발이 덜 된 3~4급 도시의 부동산 시장 과열을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실시하고 있는 부동산정책에 대해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날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국무원상무회의에서 "지난해 4월과 9월 정부가 부동산 규제책을 발표한 이후 베이징시의 과열된 부동산시장이 진정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부동산시장에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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