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4주 예스24 종합 부문 추천도서 3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떠나는 길에도 “가난한 문인들에게 부의금을 받지 말라”는 박완서 작가의 당부에서 어머니의 소리 없는 다독임이 느껴진다. 한국 문학의 거목, 박완서 작가가 22일 별세했다. 향년 80세.
박완서 작가는 전쟁의 아픔뿐 아니라 여성문제와 우리의 소박한 삶의 풍경을 진솔하게 작품 속에 담아냈다. 경험에서 우러난 치유와 소통의 글쓰기는, 상처로 얼룩진 세상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었다. 세대를 뛰어넘는 이야기 꾼 박완서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작품들을 다시 만나보자.
1. 엄마의 말뚝
http://www.yes24.com/24/Goods/3908079
'엄마의 말뚝'과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로 구성된 박완서의 작품집이다.
모두 세 편으로 이뤄진 '엄마의 말뚝' 연작은 1편(1980)과 2편(1981)이 '문학사상'에 연재된 데 이어 1991년에 3편이 발표됐다. 일제 말과 6.25 전쟁을 관통해 어머니의 투병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딸의 성장 과정에 따라 '체험을 기억하는 방식'으로 진술하고 있는 작품이다. 저자는 이 연작을 통해 개풍 박적골을 떠난 어머니가 결국 그 어느 곳에서도 자기 삶의 확고한 '말뚝'을 갖지 못하다 죽어서야 비로소 딸과의 내밀한 대화를 통하여 자신의 이름을 찾게 된다는 특유의 통찰을 행간에 부려 놓는다.
2.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http://www.yes24.com/24/Goods/2980617
이 책은 박완서 선생의 유년기부터 결혼 전까지의 삶을 그린 자전 소설로, 묵은 기억의 더미를 파헤쳐 1930년대 개풍 박적골에서의 꿈 같은 어린 시절과 1950년대 전쟁으로 황폐해진 서울에서의 20대까지를, 한 폭의 수채화와 한편의 활동사진이 교차되듯 맑고 진실되게 풀어내고 있다.
작가의 일생의 탐구대상이었던 가족이 이 작품에서도 전면에 부각된다. 강한 생활력과 유별난 자존심을 지닌 어머니와 이에 버금가는 기질의 소유자인 작가 자신, 이와 대조적으로 여리고 섬세한 기질의 오빠가 소설속을 유영한다. 이의 바탕엔 30년대 개풍 지방의 풍속과 훼손되지 않은 산천의 모습, 생활상, 인심 등이 유려한 필치로 그려진다.
3.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http://www.yes24.com/24/Goods/4056486
박완서의 산문집. 사람과 자연을 한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건져 올린 기쁨과 경탄, 감사와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작가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을 글 속에 담아 냈다. 자신의 삶에 보석처럼 빛나는 이들을 떠올리며 그들이 다 주고 가지 못한 사랑을 애달파 한다. 현재 지금의 자리에 있는 것은 소중한 사람들의 사랑 때문이라는 노작가의 겸손을 읽을 수 있는 장면이다. 이 책에는 말년의 생에 대한 성찰은 물론, 2008년 '친절한 책 읽기'라는 제목으로 신문에 연재했던 글도 함께 실려 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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