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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아시아 축구의 미래'를 보여줄 빅매치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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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아시아 축구의 미래'를 보여줄 빅매치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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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아시아 축구의 두 자존심이 아시안컵 정상을 향한 길목에서 외나무다리 혈투를 펼친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5일 오후 10시 25분(한국 시간)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2011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치른다.


한국과 일본은 동아시아 축구의 양대산맥으로 군림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선 각각 4강과 16강에 올랐고, 2010 남아공월드컵에선 사상 첫 원정 16강에 동반 진출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아시아 정상을 향한 길목에서 피할수 없는 맞대결을 갖는다.

두 나라는 지난 1954년 첫 대결 이후 57년간 73회의 A매치를 치르며 가장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상대전적에선 한국이 40승 21무 12패로 앞서있다. 한국은 2007 아시안컵 3위 결정전 이후 치른 5번의 한일전에서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2승 3무).


외신들도 한일전에 큰 관심을 표하고 있다. 호주 '폭스스포츠'는 "호주인들에겐 또 다른 준결승전에 불과하겠지만, 한일전은 아시안컵의 '클래식 매치'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미국 '블리처리포트' 역시 한일전을 "아시아 축구의 미래가 담긴 경기"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키플레이어: 박지성 - 가가와 신지


이번 대회 4골을 넣은 구자철(제주)과 공수에서 맹활약 중인 차두리(셀틱)도 있지만, 이 모든 게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역시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다.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는 그의 폭넓은 활동량은 일본의 수비진을 흔들어놓기에 충분하다. 나아가 그는 존재만으로도 동료에게 안정감을 주고, 상대의 신경을 곤두서게 할 수 있는 선수다.


박지성은 이날 경기를 통해 FIFA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장) 가입은 물론 아시안컵 본선 무대 첫 골에도 도전한다.


한일전, '아시아 축구의 미래'를 보여줄 빅매치가 온다


한국에 박지성이 있다면 일본에는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가 있다. 지난여름 분데스리가 무대에 진출한 가가와는 전반기에만 8골을 뽑았다. 덕분에 분데스리가 홈페이지가 선정한 전반기 최고 활약 선수로도 선정됐다. 이번 대회에서도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를 밀어내고 대표팀 에이스 10번을 부여받았을 정도. 예의 날카로운 움직임을 과시하며 일본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특히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일본의 극적인 승리를 이끈 상승세가 무섭다. 주로 왼쪽 측면에서 뛰는 가가와를 막기 위해선 오른쪽 수비수 차두리는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 기성용(셀틱)-이용래(수원)의 적극적인 커버 플레이가 필요하다.


▲ 득점 분포: 전반은 한국, 후반은 일본


한국은 이번 대회 들어 4경기를 치르는 동안 8골을 기록했다. 이 중 5골이 전반에 나왔다. 이는 한국의 플레이 스타일이 낳은 결과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하고, 공격수와 미드필더의 활발한 스위칭 플레이를 통해 득점을 노린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구자철이 네 골이나 넣을 수 있었던 것도 원톱 지동원(전남)이 꾸준히 측면으로 이동하며 중앙에 공간을 만들어준 덕분. 박지성과 이청용(볼턴)은 물론 차두리의 적극적인 측면 공격가담도 두드러진다.


이는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를 펼칠 뿐 아니라, 전반 이른 시간에 골을 터뜨리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그만큼 활동량이 많다 보니 후반전에 체력이 떨어져 전반전만큼의 공격력이 발휘되지 못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반면 일본은 11골 중 6골을 후반전에 기록했다. 일본은 중원에서부터의 특유의 패스 플레이를 통해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간다. 실제로 일본은 4경기에서 1552회의 패스를 기록, 1249회를 기록한 한국과 대조를 이뤘다. 이후 상대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후반전에 결정적인 한방으로 상대를 무너뜨린다.


일본의 간판 미드필더 혼다 역시 한국을 상대로 후반전에 승부수를 띄울 심산이다. 그는 "전반전에는 침착하게 공을 돌리고, 후반전에 전력을 다해서 싸워야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더불어 "상대가 지친 후반은 보다 편하게 패스를 돌릴 수 있고, 어디에 있는 누구라도 득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일전, '아시아 축구의 미래'를 보여줄 빅매치가 온다


▲ 체력 열세 한국 vs 수비 구멍 일본


한국은 일본보다 체력적인 면에서 불리함을 안고 있다. 일본보다 하루 늦게 8강전을 치른데다 8강 이란전에서 연장 120분 혈투를 펼쳤다. 지동원 이용래 등은 14km를 뛰었고 기성용은 후반 막판 근육 경련을 일으킬 정도였다.


선수들도 체력적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용래는 "축구를 시작한 이후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청용(볼턴) 역시 "체력적인 부분은 어쩔 수 없다. 아무래도 일본에 비해 부족하겠지만 우리 선수들이 합심하면 티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록에서도 한국의 불리함은 드러난다. 일본은 지금까지 네 차례 경기에서 평균 105.75km의 거리를 뛰었다. 이에 반해 한국은 무려 118.5km의 활동량을 보였다. 특히 연장 접전을 벌인 이란전에선 총 143km를 뛰었다. 일본은 8강 카타르전에서 고작 103km를 뛰었을 뿐이다. 베스트 11의 변화도 거의 없었던 한국의 체력 소모가 더 많았던 것은 당연한 일.


간판 수비수 이정수(알 사드)가 경고 누적으로 일본전에 나서지 못하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당초 그의 대체자로 곽태휘(교토)가 지목됐지만, 앞선 두 경기에서 PK를 두 차례나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남아공월드컵에서 활약했던 조용형(알 라이안)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일본은 수비라인 전체에 구멍이 뚫렸다. 주전 중앙수비수 나카자와 유지와 다나카 툴리오가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선발로 뛰었던 요시다 마야(VVV벤로)가 8강전에서 퇴장당하며 한일전에 뛸 수 없게 됐다.


이들을 대신해 한국전에는 이와마사 다이키, 이노하 마사히코(이상 가시마 앤틀러스)가 수비진을 구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력 손실은 피할 수 없다. 둘 다 A매치 경험이 부족하고 기존 포백의 나가토모 유토(AC세세나)-곤노 야스유키(FC도쿄)와의 호흡도 미지수다. 한국은 빠른 수비 뒷공간 침투에 공간 패스와 측면 크로스를 적절히 섞어 이들을 흔들 필요가 있다.


골키퍼도 일본의 불안요소다. 가와시마 에이지(리에르세) 골키퍼가 좀처럼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조별리그 시리아전에서 무리한 동작으로 상대에 페널티킥을 내주며 퇴장당했다. 이어 8강 카타르전에선 상대 프리킥을 골문 안쪽에서 막는 기초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팀을 패배 위기에 몰리게 했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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