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국내 은행들의 외환건전성 제고를 위해 보유 외화자산 경영실적 등급제가 이르면 올 상반기 도입된다. 양(量) 기준인 유동성 비율 뿐만 아니라 자산건전성, 수익성, 자본적정성 등 자산의 질(質) 까지 꼼꼼히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이는 시중은행의 최근 유동성 비율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등 안정권에 진입하는데 성공했지만, 세계 주요국의 출구 전략에 따른 외화가치 변동성 확대 등 불안 요소가 여전히 내재해있는 만큼 보다 효과적인 관리감독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도보은 금감원 외환총괄팀장은 "외화 유동성 위기 국면에서 탈피해있는 지금으로서는 외환 부문에 대한 건전성을 종합적으로 따져볼 수 있는 잣대를 강구해봐야 한다"며 "기존 유동성 영역과 함께 자본적정성, 수익성 등 다양한 항목의 개량 비개량 지표에 가중치를 매기는 방식으로 심사해 1~3등급을 부여하고 기준에 못미치는 경우 적기 시정명령 등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외화대출의 경우 부실 여신비율 등에 따른 건전성을, 수익성 측면에서도 은행 전체 수익성과 별도로 순이자 마진비율(NIM) 등 외화를 취급한데 따른 손익 상황을 보다 면밀히 점검할 수 있게 된다. 금융당국은 외환건전성 종합평가와 함께 위기상황에서의 외화 현금흐름 분석방법을 메뉴얼화 할 경우 업계 외환관리 실효성 제고와 함께 시장 대응 능력도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보인 팀장은 "다양한 외화표시 채권은 달러화 가치로 재환산해 건전성을 심사할 것"이라며 "은행권 등 시장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올해 상반기 중으로 개선 방안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금융감독원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올해 금융감독 업무설명회를 갖고 외환건전성 종합평가제도 도입 등 중점 방향을 제시했다.
시장상황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장기 고정금리, 분할상환 확대, 거치기간 연장 등 가계부채 안정화와 함께 가계 채무상환 능력을 점검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선제적인 신용위험평가 실시를 유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금융권에 적용되는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영향 분석과 함께 새로운 기준 준수 여부를 면밀히 체크하기로 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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