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빈국 적정기술지원 위한 민·관 첫 업무협약…특허데이터 정보검색지원+기술개발·보급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특허청과 삼성전자가 쌓아온 기술과 뛰어난 연구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나눔’에 동참한다.
특허청은 21일 최빈국과 개발도상국들이 필요로 하는 적정기술을 개발·보급하는데 삼성전자와 함께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빈국 지원을 위해 정부와 민간기업이 이런 방식으로 힘을 합치는 건 처음이다.
이를 위해 이수원 특허청장과 한민호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센터장은 20일 서울시 역삼동에 있는 한국지식재산센터에서 적정기술보급 등 글로벌 해외지원을 위한 지식재산 나눔 사업 업무협약을 맺었다.
특허청은 2009년부터 특허문헌을 활용한 적정기술보급사업을 벌여오고 있다. 지난해는 국제구호개발단체인 굿네이버스(Good Neighbors)와 협력, 아프리카 등 최빈국에 ▲사탕수수껍질을 이용한 숯 제조기술 ▲건조망고 생산기술 ▲흙벽돌을 이용한 적정건축기술 등을 개발?제공한 바 있다.
해외공헌사업을 펼쳐온 삼성전자는 기술과 지식을 나누는 사회공헌을 위해 적정기술개발과 보급에 참여한다.
이에 따라 특허청은 1억5000여만건의 특허데이터로부터 기술개발에 필요한 정보검색지원과 해당국가와의 정부 간 협력을, 삼성전자는 2만3000여명의 R&D(연구개발)인력을 통한 기술개발과 개도국 현지의 해외법인을 통해 발굴된 기술이 뿌리내리고 활용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맡는다.
이수원 특허청장은 “우리가 가진 ‘기술’과 ‘지식’으로 후진국 국민을 돕는 지식재산 나눔사업은 ‘자립유도형 원조’로 지식재산 나눔 정신이 지구촌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민호 삼성전자 센터장은 “특허청의 풍부한 특허정보와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통한 시너지로 기업이미지는 물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제품개발에 힘쓸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이란?
최첨단기술이 아닌 최빈국과 개도국의 가난한 이들이 바로 쓸 수 있게 만들어진 단순하지만 효용이 큰 기술을 말한다. 흙탕물이 많아 맑은 물을 얻기 어려운 아프리카주민들을 위한 빨대형식의 휴대용정수기인 라이프 스트로(Life Straw)나 가난한 농부들을 위한 발로 동력을 만들어내는 관개용 페달펌프 등이 대표적이다.
적정기술의 주창자로 꼽히는 폴 폴락(Paul Polak) 박사는 “세계 연구자의 90%가 단지 10%의 부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나머지 수십억명의 사람들은 2달러짜리 안경과 10달러짜리 태양전지 손전등, 100달러짜리 집 등을 바라고 있다”며 적정기술 개발·보급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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