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씨티그룹이 예상을 밑도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회복을 기대하던 금융권 앞날에도 먹구름이 꼈다.
시티그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4·4분기 순이익은 13억달러(주당 4센트)로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매출 역시 184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11% 미끄러졌다.
성적이 가장 부진한 부문은 채권거래였다. 씨티그룹의 4분기 채권거래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8%나 급감했다. 이는 지난 14일 금융주 실적 발표의 포문을 연 JP모건의 채권거래 부문 매출이 전 분기 대비 7.9% 줄어든 것과 비교할 때 최악의 부진인 셈이다.
금융위기동안 막대한 규모의 구제금융 자금이 투입돼 간신히 회생한 씨티그룹의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금융권 회복이 아직도 요원하다는 우려 역시 다시 한 번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주에는 당장 19일 골드만삭스를 시작으로 20일 모건스탠리, 21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금융권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다. 전통적으로 금융권 실적은 미국 뉴욕증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금융권 실적이 예상을 밑돌 경우 올해 들어 오름세를 타고 있는 뉴욕증시는 상승 모멘텀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알란 빌라론 누빈자산운용 애널리스트는 "투자은행(IB) 부문, 특히 트레이딩 부문이 유난히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더 큰 문제는 시장에서 씨티그룹의 실적이 JP모건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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